[눈은 마음의 등불]“눈이 침침하고 겹쳐 보여요”, 노안과 백내장
by이순용 기자
2022.04.23 08:25:48
[이현수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안센터장] 오는 2025년이면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 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사회는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말 그대로 고령인구의 비율이 급속히 늘어나는 것이다. 인구가 고령화 되는 만큼 기대 수명은 길어졌고 그만큼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 노력하
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그 중에서도 눈 건강은 꼭 챙겨야 하는 요소다.
노화와 연관된 대표적인 노인성 눈 질환으로는 노안과 백내장이 있다. 노안은 이르면 40-50대부터 찾아올 수 있으며, 백내장 역시 노화와 동반되는 안질환으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눈 질환의 경우 두 눈으로 보기 때문에 한쪽 눈에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깨닫기 어렵고,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평소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꼭 필요하다.
특히 한쪽 눈에만 심한 백내장이 있는 경우 반대쪽 눈으로 잘 보이기 때문에 수술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백내장수술 시 전낭염색(시야 확보를 위한 안구 염색)이나 각막세포를 보호하기 위한 특수약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치매환자의 경우 시력저하에 대한 의사표현이 잘 이뤄지지 못해 말기백내장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치매환자는 수술 중에 환자의 협조를 얻는데 어려움이 있고, 심한 백내장 상태 때문에 수술이 쉽지 않다.
그러나 수술 후 뚜렷한 시력 호전으로 환자의 표현력이 좋아지고 가족들과 의사소통도 많아지면서 웃음을 되찾는 경우가 많고, 수술 후 진료실에서 의사와 눈을 마주치고 인사도 나눌 수 있게 되면 수술 집도의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노안은 눈 안에 있는 수정체가 노화로 탄력을 잃고 거리에 따라 초점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나타난다. 주로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은 잘 보이지만, 핸드폰이나 책을 볼 때처럼 가까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스마트폰과 컴퓨터와 같은 근거리작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40대부터 노안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노안과 혼동하기 쉬운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시야가 안개가 낀 거처럼 잘 보이지 않고 사물이 겹치거나 퍼져 보인다. 증상이 비슷하긴 하지만, 노안과 달리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 모두 잘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초기 백내장은 약물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이미 수정체 혼탁이 많이 진행되어 시력저하가 동반된 백내장의 경우에는 원래의 투명한 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에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백내장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게 된다. 일반적인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먼 거리가 선명하게 보이지만, 근거리를 볼 때 돋보기나 안경이 필요하다. 난시가 심한 경우 백내장수술 후에도 원거리 및 근거리 모두 난시교정 안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토릭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난시도 함께 교정이 가능하다.
돋보기 착용이 불편하다면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먼 거리와 컴퓨터를 보는 중간거리, 가까운 거리를 동시에 교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초점 인공수정체에 비해 수술 후 초기에 원거리시력의 선명한 정도가 떨어지거나 빛 번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심한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을 동반한 경우 단초점 인공수정체에 비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 눈의 상태에 대해 정밀하게 검사를 받고 생활습관, 직업, 환경 등을 고려하여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을 거쳐 신중하게 인공수정체 종류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76세 치매환자의 말기 백내장 수술 전후의 모습이다. 환자는 수술 전 눈앞에서 손을 흔드는 것까지만 볼 수 있었으나, 수술 후 시력을 1.0으로 회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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