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정세균·유승민의 낮은 지지율은 한국정치의 비극”[만났습니다]

by권오석 기자
2021.07.26 06:00:00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인터뷰
대통령감으로 민주당 정세균, 국민의힘 유승민 꼽아
윤석열엔 박한 평가…입당까지도 못가고 빠질 것
차기 대선 시대정신에는 양극화 해소, 청년 일자리 등 강조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대담 김성곤 부장·정리 권오석 기자] “차기 대통령감으로 민주당에서는 정세균,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을 꼽고 싶다.”

국회의원 출신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여야의 대표 대선주자로 각각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선택했다.

이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을 꼽은 이유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고 의회도 거쳤으며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면서 “다만 지지율이 낮다.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 모두 의정 경험을 비롯해 정무·정책적 역할을 골고루 수행했었다.

그의 바람과는 다르게, 실제 여야의 대선 후보는 다른 인물이 될 것 같다고 점쳤다. 이 교수는 “현재로선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민주당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혹은 이재명 경기지사이며 국민의힘은 홍준표 의원 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권의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 교수는 “입당까지도 못 가고 (대선판에서) 빠진다고 본다. (경선이 시작한다는) 8월 말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대통령감으로 거론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으로는 경제 양극화의 해소, 청년 일자리 확충, 공정과 정의 확립 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현 정부는 이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해소를 했어야 하는 정권인데 사실상 실패했다”며 “성장의 과실이 한쪽에 치우쳐 있는 것을 해소하는 문제가 제일 크다”고 덧붙였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경제 양극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다. 현 정부는 이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해소를 했어야하는 정권인데 사실상 실패했다. 여기에 일자리 확충, 공정과 정의 확립 등 다 맞는 말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한 게 있나. 물론 아주 못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해소하지 못했던 것을 많이 개선한 것도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일자리 확충은 실패했다. 그 다음은 불공정인데, 더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도 있지만, 성장의 과실이 한쪽에 치우쳐 있는 것을 해소하는 문제가 제일 크다. 결국 실패했다.

-여야의 최종 대선후보를 예상해본다면.

△현재로선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 혹은 이재명 경기지사이며 국민의힘은 홍준표 의원 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될 것 같다. 그 외에는 어렵지 않겠나. 대통령감으로 민주당에서는 정세균 전 총리 국민의힘은 유승민 전 의원을 꼽고 싶다. 공부를 많이 했고 의회도 거쳤으며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 다만 지지율이 낮다. 그건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이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의원경력이 없는데.

△그렇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나. 당 대표도 잠깐 했지만 제대로 못 했다. 정치력이 부족한 대통령이 된 것이다. 중요한 건, 선출직을 해봤느냐는 것이다. 선출직을 해본 사람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지사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이 논란인데.

△미국 공화당 원로들이 탄소세를 별도로 걷어서 그걸 기본소득으로 하자고 했었고, 기존 복지를 건드리지 말고 추가로 하자는 게 골자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기존 복지체계를 건드리자는 주장은 아닌데, 과연 그 정도 재원이 나올지 모르겠다. 우리는 산유국이 아니다. 재원이 만만치 않을 건데, 재원 조달에 대해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친문표심이 향방은.



△이낙연 전 대표가 이 지사를 반전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다수였는데,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로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사안이 해소가 될 기미가 안 보인다. 사실상 선거 때 보면 그런 문제가 왕왕 있었지만 뒷담화처럼 말했지 이렇게 된 적은 없다. 한 마디만 하면 온 언론이 받아쓰고 이런 건 역사에 없던 일이다.

-기존 지역·이념 갈등에 세대·남녀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데.

△실제와는 다르게 불필요하게 증폭되는 것 같다. 새로운 얘깃거리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괜히 증폭시켜서 갈등을 조장,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세력화하는 게 아닌가 본다. 여성가족부를 없애자는 것도 일종의 포퓰리즘이다. 여가부가 제 일을 하느냐에 대해서는 별개의 문제다. 여가부나 통일부를 없애고 합치자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어려운데.

△입당까지도 못 가고 빠진다고 본다. (경선이 시작한다는) 8월 말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대통령감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되면 현실정치에 개입할까.

△넌지시 할 거라고 본다. 본인이 국정농단으로 탄핵을 당하고 영어의 몸이 됐는데, 자기를 몰아내고 나온 정권이 국정 운영을 훨씬 잘 했다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정부가 잘 한 게 없다. 아마 김무성, 유승민, 윤석열을 다 같이 엮어서 무언가 워딩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누구를 지지하는 발언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플랜B로 뜨고 있는데.

△본인이 감사원을 나오려고 한 건 아닌데, 밖에서 하도 난립하니 더이상 못하게 됐다. 더 하게 되면 감사원의 중립이 흔들리게 되니 안 나올 수 없었다. 다만 그렇게 나와서 바로 정당에 들어간 건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선 ‘고스펙’만으론 만만치 않다. 국민에 공감하는 측면으로 다가가야 하는 게 있어야 한다. 잘 해본 적도 없고 별안간 잘 될지 모르겠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빠져서 최 전 원장에 가는 것도 쉽지 않다.

-2012년 비대위 시절 이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교류가 있었나

△큰 교류는 없었다.

-당 대표가 되고 한 달 반이 지났는데 총평을 한다면.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면서 불안한 것도 있지 않았나. 가령, (공직자를) 시험을 봐서 한다는 건 택도 없는 얘기다. 그럼 대통령도 시험을 봐야하나. 현실성이 없는 얘기다.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 판결 이후 대통령이 침묵 중인데.

△그 문제는 대통령이 전면적으로 사과하기 힘들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수뇌부에서도 그런 일이 생길지 생각도 못 했던 듯하다. 김 지사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선거 참모였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지금 정권에서 보면 매우 아픈 일이 됐다. 원칙적으로 보면 사과나, 혹은 자기는 몰랐다고 해도 자기랑 가장 가까운 사람이 한 일이니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