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개 첨단바이오의약품 허가 추세…국내서도 개발·생산 가속화

by왕해나 기자
2021.04.11 08:05:59

미국·유럽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개발 촉진
국내 GC녹십자셀, 메디포스트 세포치료제 허가
삼성·SK·GC녹십자셀 등은 CDMO 진출
개발비용, 허가장벽, 특허출원 등 과제도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산업이 위축된 가운데 재생의료(첨단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향후 5년간 기관별로 10~20개의 첨단바이오의약품을 허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시행에 따라 개발과 생산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세포, 조직, 장기 등의 기능을 복원시키는 의학 분야로 난치성 질환의 치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줄기세포치료제, 바이오소재, 조직공학, 면역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분야가 여기에 속한다.

(그림=한국바이오협회)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0년 재생의료와 관련된 임상은 총 1220건이 진행 중이다. 임상 1상이 383건, 2상이 685건, 3상이 152건이다. 이 중 유전자치료제 관련 임상이 가장 많고 이어서 세포치료제, 세포기반 면역항암제 순이었다.

미 FDA와 유럽 EMA는 2025년까지 각 기관별 연 10~20건의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FDA의 재생의약첨단치료제(RMAT) 지정이나 유럽 EMA의 우선허가심사(PRIME)와 같은 패스트트랙 제도는 파이프라인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첨단바이오의약품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기존 약사법, 생명윤리법 등으로 나뉜 바이오의약품 규제를 일원화하는 첨단바이오법은 2019년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심사기준을 완화해 맞춤형 심사, 우선 심사, 조건부 허가를 통해 신약 심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국내 제 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은 노바티스의 카티(CAR-T) 치료제 ‘킴리아주’가 차지했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GC녹십자셀이 2007년 항악성종양제인 ‘이뮨셀엘씨주’ 품목허가를 받아 세포치료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는 췌장암 신규 적응증 추가를 위해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메디포스트 카티스템은 2012년 품목허가를 받았고 국내 치료제 중에서는 유일하게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테고사이언스 칼로덤(사람유래피부각질세포), 코아스템 뉴로나타-알주, 파미셀 하티셀그렘-에이엠아이 등이 국내에서 승인을 받았다. LG화학은 메디포스트의 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이전을 받아 항암제와 유전자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다만 첨단바이오의약품이 개인 맞춤형 의약품인만큼 개발비용이 높고 규제기관의 허가 문턱도 높아 진입장벽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생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 CDMO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차바이오랩은 첨단재생바이오법 1호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인체세포등 관리업 허가, 세포처리시설 허가 등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과 연구·개발에 필요한 3가지 허가를 취득했다.

국내 에스티팜은 세포 치료제 분야 CDMO 사업 확대에 나섰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RNA(리보핵산) 및 CAR-NKT(키메라 항원 수용체-자연살해 T세포) 신기술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텍 레바티오 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기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및 mRNA 유전자 치료제에서 세포치료제 분야의 신약개발 및 CDMO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는 지난달 31일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원료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2016년 설립된 이포스케시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의 핵심인 유전자 전달체(벡터) 생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CMO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 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 영역을 세포·유전자 치료제, 백신 등 신약 부문으로까지 넓히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내 첨단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상대적으로 해외 특허 출원비율이 낮고 영향력이 적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낮은 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글로벌 동향을 반영해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임상개발과 심사의 신속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성화해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국내외 연구개발 및 생산 수요에 대응하고 해외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CDMO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