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코로나19로 올해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내년 연기

by이진철 기자
2020.08.29 07:15:52

코로나19 팬데믹, 9월13일 대회 내년 연기 결정
한국경마도 언택트 통한 국제화 필요

2019년 코리아컵 시상자로 나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우)와 우승마 문학치프의 김순근 조교사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한국마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대유행)으로 오는 9월13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5회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3일 한국경주분류위원회(KPC ; Korea Pattern Committee)를 개최해 코리아컵, 코리아스프린트 연기하기로 하고 논의 결과를 아시아경마연맹 경주분류위원회(APC ; Asia Pattern Committee)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검역이 강화되고 출입국 후 격리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경주마들과 경마관계자들의 국제대회 참가가 어려워져 결국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예정된 국제경주도 많은 변화가 있는 상황이다. 매년 5월에 개최되던 미국의 켄터키더비는 많은 관중과 함께 하기 위해 9월 5일로 연기했었으나 최근 무관중 개최를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만큼 NBC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어 1600만 이상의 시청자가 경주를 지켜볼 예정이다.

10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개선문상(Prix de l’Arc de Triomphe)은 시행방식을 고민 중이다. 12월 홍콩컵은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11월29일 예정된 일본의 재팬컵은 자국 경주마들로 구성돼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은 경마를 중단한 적 없고 온라인 발매에 힘입어 전년보다 매출이 좋기 때문에 국제경주로서의 의미가 퇴색되더라도 경주를 예정대로 개최할 계획이다.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는 국내 유일의 국제 그레이드 경주(IGⅢ)로서, 아시아, 유럽, 북미 대륙의 쟁쟁한 경주마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다. 가까운 일본과 홍콩을 비롯하여 세계 각 국에서 한국까지 원정응원을 와서 자국 경주마를 응원하며 국가대항전으로서의 위상을 뽐냈었다. 특히 작년 코리아컵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해서 자국 경주마를 응원하기도 했었다.

2016년 첫 대회 이후 3년간은 일본과 홍콩의 경주마들이 우승을 차지했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 경주마인 문학치프, 블루치퍼가 각각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후 블루치퍼는 경마 올림픽이라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에서 3위를 차지해 세계 경마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돌콩의 두바이월드컵 진출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뤄낸 큰 성과였다.

한국마사회는 국제화를 위해 코리아컵, 코리아스프린트 개최에 힘을 쏟아왔다. 2019년 한국 경마경주의 해외 수출 규모는 761억원이다. 이 중 71조2000만원이 코리아컵, 코리아스프린트 경주 수출 매출액이다. 단 하루 2개 국제경주로 연매출의 10%가 발생한 것이다. 올해는 국제경주 연기로 경주 수출에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한국마사회는 온라인상에서의 경마 콘텐츠 이동에 주력하는 한편, 베트남·카자흐스탄 등 해외 경마시장 개척에도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 코리아 스프린트 우승 후 관중에게 인사하는 블루치퍼와 유현명 기수. 한국마사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