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명철 기자
2020.03.05 01:00:00
[코로나19 추경] 올해 국가채무 815조까지 늘어나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4.1%…20여년만에 ‘최악’
재정 악화 막을 준칙 마련·완화적 통화정책 필요해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나라살림은 비상이 걸렸다. 추경에 필요한 재원 대부분을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충당하면서 재정건전성이 외환위기 때 이후 최악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돼서다. 긴급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으로 지원하는 정책 방향은 맞지만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추경안에 따르면 총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10조3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국가 예산에서 남는 돈이 없기 때문에 빚을 낸다는 말이다.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지출 확대로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올해 국고채 발행계획을 보면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국채 발행 규모는 60조 2000억원이다. 추경까지 더하면 총 7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34조3000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재정 지표는 크게 나빠진다. 기재부에 따르면 추경 후 올해 국가채무는 815조5000억원까지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비율은 39.8%에서 41.2%로 높아져 e-나라지표에서 199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세수는 늘어나지 않는데 지출이 늘어나다보니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41조5000억원)는 1970년, 관리재정수지 적자(82조원)는 1990년 통계 공포 이후 최대 수준에 이르게 된다. GDP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마이너스(-) 2.1%로 1999년(-2.3%) 이후 가장 낮고 관리재정수지 비율(-4.1%)은 1998년(-4.7%) 이후 최저치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을 받던 1990년대 후반보다 재정 부실이 심각해진 것이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유효한 가운데 적자 예산이 급속도로 커져 중장기 재정건전성 관리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재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GDP대비 관리재정수지의 비율은 2023년(-3.9%)까지 4%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채무 비율이 GDP의 40%를 넘는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겨졌다. 재정 악화 속도가 점차 정부의 통제 수준을 벗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