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하이얼·항서제약…中 '알짜주' 주춤할때 담을까

by전재욱 기자
2019.05.13 05:50:00

상하이지수 5% 급락한 6일 반도체株 무더기 하한가
"반도체 실적 뒷받침하는…단기 조정 그칠 것" 분석
무역분쟁 피해가는 내수기반 종목 공략도 전략
단골 포트폴리오 IT 3인방…`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인 가운데 특히 중국 증시 변동성이 컸다. 미국과 중국이 강대강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간을 끌수록 양국 경제가 입을 타격이 큰 만큼 결국 타협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에 따라 최근 급락으로 주가 수준이 낮아진 중국 알짜주를 담을 기회라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무역분쟁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우면서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내수주가 주목받는 모습이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10일 2939.21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3.09%(88.26포인트) 올랐지만, 한 주 동안 4.51%(139.13포인트) 내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각)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10%에서 10일부터 25%로 올릴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미중 무역분쟁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하루 뒤인 6일 개장한 상해종합지수는 당일 5.58%(171.88포인트) 급락했다. 이 지수가 하루에 5% 넘게 내린 것은 지난해 10월11일(5.22%) 이후 208일 만이다. 심천종합지수는 7.38% 내리면서 ‘검은 월요일’을 맞았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3% 가까이 미끄러졌다.

지수는 계속 내리막길을 걷다 10일 반등했다. 중국과 미국이 무역협상을 시작한 데 따른 기대가 작용했다. 상해종합을 비롯해 심천종합지수(3.83%)와 홍콩 항셍지수(0.79%)도 일제히 올랐다.

롤러코스터 증시에서 견고한 펀더멘털에도 주가가 떨어진 기업 위주로 저가 매수를 노릴 만 하다. 지난 6일 하루만 두고 보면 증권, 하드웨어, 해운, 통신장비, 소프트웨어 등 업종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반도체 지수도 7% 빠졌다. 북방화창과기그룹, 삼안광전, 국성광전 등은 당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북방화창과기그룹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9%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소용없었다. 연초 이후 주가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당일 불안 영향으로 조정을 보였다. 그러나 실적이 뒷받침하는 까닭에 단기 조정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주 제조사 귀주모태주 역시 마찬가지다. 증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지배주주 귀주모태그룹이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회사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더해져 지난 한 주간 6.86% 빠졌다. 진링 KB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발표한 올해 매출액 성장률 14%는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라며 “펀더멘털 상에 문제가 없어서 우려는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부양 기대…내수기업 공략

무역분쟁 같은 대외 변수 영향을 덜 받는 내수 기업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국국제여행은 이런 측면을 충족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진링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달 상해종합지수는 새로운 호재 출현보다는, 미국과 무역분쟁 연관성이 낮은 종목 위주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며 “이달에도 내수 대표주에 대한 선호 심리가 지속할 것”이라며 이 종목을 제안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하반기부터 면세사업 외형성장과 높은 이익 성장이 기대돼 중장기 밸류에이션이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유제품 업체 이리실업도 눈길이 간다. 중국 시장 1위, 세계 시장 9위 기업으로서 20여개 브랜드의 1000여개 품목을 제조하고 있다. 중국 정부 정책으로 농어촌 지역으로 유제품 보급이 확대하는 점, 분유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점은 실적을 밝히는 요인이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점유율 1위로서 지배력과 높은 배당수익률,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을 고려하면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서제약은 복제약과 신약 개발을 병행하는 제약사로 주목받는다. 항서제약은 최근 신약 승인 비중이 확대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백승혜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혁신제품 50개가 현재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풍부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질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분쟁 여파 한가운데 놓인 기업 중에서도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주라고 해도 성장동력이 큰 기업은 투자할만하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칭다오하이얼이 꼽힌다. 칭다오하이얼은 해외 매출 발생이 높은 가전제품 제조업체로 2016년 미국 GE 가전 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1월 이탈리아 가전업체 캔디의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 세계 가전시장에서 북미 20.1%, 유럽 2.3% 시장을 각각 점유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해외 인수합병으로 시장 지배력 확대가 기대돼 중장기 투자가 유망하다”고 봤다.

이밖에 이번 주 1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 △알리바바(15일) △텐센트홀딩스(15일) △바이두(16일) 등 정보통신(IT) 기업 3인방은 ‘BAT’로 엮여 중국 대표 종목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