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주말] 볼 만한 전시…'천경자'와 '반가사유상'

by김용운 기자
2015.10.24 06:00:37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천경자' 상설전
국립중앙박물관 '고대불교조각대전'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6일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타계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현재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이다. 1998년 천 화백은 서울시에 자신의 작품 93점을 기증했다. 이에 서울시립미술관은 천 화백의 상설전시실을 열고 천 화백의 기증작을 전시하고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용산 이전 1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의 불상을 모은 ‘고대불교조각대전’을 개최한다. 국보 제 78호와 제 83호 ‘반가사유상’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에서 나온 200여점의 불상을 통해 고대 예술의 찬란함을 선보인다.

천 화백이 서울시에 기증한 93점의 작품 중 2002년 첫 상설전 때 선보이지 않은 60여점을 전시한다.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환상의 드라마’ ‘드로잉’ ‘자유로운 여자’ 등 4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작품 보존 때문에 2008년부터 사본이 걸려 있던 ‘생태’(1951)를 비롯해 ‘여인들’(1964), ‘바다의 찬가’(1965), ‘황혼의 통곡’(1995) 등 시대별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생태’의 스케치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뱀 스케치’를 비롯해 남태평양 여행지에서 그린 자화상 ‘아피아시호텔에서’(1969)와 같은 작품들에서는 그간 보기 어려웠던 천 화백의 무채색 그림도 볼 수 있다.

천 화백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1960~80년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느꼈던 감상을 그림이 아닌 글로 써낸 수필가로도 유명했다. ‘자유로운 여자’ 섹션에서는 천 화백이 쓴 책의 일부를 발췌해 작품세계를 한층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내달 15일까지 여는 ‘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에 전시한 국보 제83호 반가사유상(오른쪽)과 국보 제78호 반가사유상.
불상은 ‘깨달은 자’인 부처를 형상화한 상이다. 불교의 탄생·전파와 맞물리며 기원후 1세기경 인도의 간다라와 마투라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인도의 미술전통을 바탕으로 서구의 그리스와 헬레니즘, 로마로 이어지는 고대 지중해 문화와 파르티아와 같은 서아시아의 문화가 융합하면서 지역별·시대별로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예술적 완성도를 높여갔다. 이런 배경 덕에 불상은 종교적인 의미도 깊지만 예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이전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를 위해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영국의 대영박물관, 중국의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 인도의 뉴델리국립박물관 등 총 8개국 31개 기관이 애지중지하는 불상 200여점을 선보인다. 한국의 ‘반가사유상’을 비롯해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소장한 ‘중국식 법의를 입은 부처’ 등 흔히 보기 어려운 불상들이 많다. 11월1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