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성공단 임금 갈등 해소, 지금이 '골든타임'

by장영은 기자
2015.05.11 06:15: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순간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때마다 절감하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별다른 성과 없이 지지부진하게 이어가고 있는 개성공단 임금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갈등 역시 그렇다. 북측에서 3월분 북측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5.18% 올리겠다고 일방 통보한 것이 지난 2월24일. 꼬박 두 달 반가량 남북 간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기존에 남북이 합의한 최대 임금 인상률은 5%다. 요구 사항이 이를 넘겼기 때문에 남북 당국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우리 정부와, 고유 주권 사항으로 남측과 협의할 문제가 아니라는 북측의 입장 차이는 한 치도 좁혀지지 않았다.

3월분 임금 지급 시한인 지난달 20일은 물론, 북측이 연장한 임금 지급 기일인 24일에도 남북 간 입장차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 사이 입주 기업 대표단은 개성공단을 두 번 방문했고 최저임금 문제와 임금 납부 문제에 대한 남북 당국 간 공식 협의도 네 차례나 열렸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는 게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이번에 원칙을 깨뜨릴 경우 앞으로 북측이 5.18%가 아닌 51.8%를 올리자고 해도 할 말이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개성공단은 단절되다시피 한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임금 협상을 통해 ‘불통’으로 점철된 남북 관계에 좋은 선례를 남겨 달라는 게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우리 국민들의 일관된 바람일 터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매달 10일부터 20일까지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 4월분 임금 지급 기간이 돌아온다는 게 문제다. 기업들이 불안해하는 가운데 이를 이용해 북측이 대부분의 기업으로부터 편법으로 임금을 받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 정부가 북측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카드는 거의 없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임금문제가 타협에 이르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소통을 위한 협상은 중요하다. 모두가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남북이 평화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