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을 쌓은자에게만 허락된 백두산의 속살
by강경록 기자
2014.06.06 09:00:00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삼대가 공덕을 쌓아야 볼 수 있는 곳’. 백두산 천지를 가리키는 속담 중 하나다. 그만큼 백두산의 천지는 일반인들에게 그 속살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특히 겨울 날씨가 연중 230일 남짓 이어지고, 기후변화가 심해 여름이 아니면 청명한 백두산을 만나기 어렵다. 가깝지만 멀게 느껴지는 곳이 바로 백두산이다. 확률적으로 본다면 6~7월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서쪽 능선을 따라 백두산에 오르다
백두산을 오르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 백두산의 북쪽 능선을 이르는 ‘북파(北破)’, 서쪽 능선을 이르는 ‘서파(西破)’, 최근에 개발된 ‘남파(南破)’로, 신규 코스인 남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 북파와 서파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북파의 경우 장백폭포에서 천문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험준한 산세를 자랑하며, 서파는 5호경계비에서 천문봉까지를 지칭하며 완만한 고산지대를 이루고 있다.
참좋은 여행이 내놓은 백두산 상품은 서쪽 능선을 이르는 서파가 중심이다. 산등성이 중간까지 버스를 타고 오른 후 1500여 계단을 걸어 올라 천지를 보게 된다. 서파에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드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6~8월이면 각종 야생화가 만발하고 7월 중순에는 야생화축제가 열리는 지역이다. 백두산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코스를 따라 1~2시간 정도의 가벼운 걸음이면 환상적인 자연화원을 감상할 수 있다. 백두산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상당한 시간과 경비를 들여 가야만 했던 곳이다. 참좋은여행의 백두산 서파 상품을 이용하면 60만원대의 가격으로 백두산 천지, 고구려유적지, 압록강 일대, 금강대협곡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인천-대련 간 아시아나 항공 직항을 잘 활용한 것이 그 비결이다.
△백두산 야생화, 천지를 품다
일정 1일차에는 오전 9시 40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현지 시각 9시 55분 대련에 도착한다(약 1시간 30분 소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성해광장(星海廣場)을 관광한 후 바로 호텔로 이동한다. 여행 첫날부터 숨가쁘게 이곳저곳 발도장을 찍다 보면 진이 빠지기 마련이다. 비행기탑승과 차량이동시간을 염두에 두고 첫째날에는 여유시간을 충분히 누리며 남은 일정을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 참좋은여행 측의 설명이다.
2일차, 압록강을 유람하며 일정을 시작한다. 압록강은 백두산에서 발원, 장백, 집안, 단동을 경유해 황해로 들어가는 총 길이 795km의 강이다. 중국과 북한 양쪽의 국경인 압록강변, 신의주, 위화도 등이 눈앞에 놓인다. 그리고 강 너머에는 실제 북한마을이 자리해, 강가에서 낚시하는 아이들과 빨래하는 아가씨들, 선전문구가 붙은 학교 등 북한의 모습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약 400여년 동안 고구려의 수도가 위치했던 국내성 성벽, 아시아에서 가장 큰 비석으로 알려져 있는 광개토대왕비, 한민족 영광의 시대를 이끈 광개토대왕릉 등을 관광한다. 광개토대왕릉 양쪽으로 중국과 북한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2일차 일정이 모두 끝나면 발의 피로를 말끔히 씻겨줄 발마사지를 즐기고 숙면을 취한다.
3일차 야생화의 자생지 고산화원에 만발한 들꽃이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색색으로 뭉쳐진 야생화군락이 아주 장관이다. 백두산의 화산폭발로 형성된 금강대협곡은 용암이 분출된 V자 형태의 계곡이다. 깊이700m, 폭200m, 길이15km로 동양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릴 정도로 서파의 명소 중 명소다. 백두산 정상에 있는 천지 기슭에는 16개의 잿빛 봉우리가 푸른 천지와 대조를 이루며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국에서 바라본 고국의 향기
4일차에는 고구려 천리장성의 일부로 추정되는 호산장성(虎山長城),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접경지역 일보과(一步跨)를 관광한다. 호산장성은 한 면은 산으로, 나머지 세 면은 강으로 둘러싸여 산 형세가 마치 누워있는 호랑이 모습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호산장성 입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일보과는 ‘한 걸음에 넘을 수 있다’는 뜻처럼 북한과 아주 가까이 맞닿아있다. 작은 전망대에 올라가 동전을 넣고 북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으며, 조선족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도 추억거리다.
5일차 마지막 날이 되면 호텔 조식 후 공항으로 이동하며, 오후 1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백두산도 식후경, 고객의 입맛을 고려해 전체 일정 식사를 업그레이드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백두산 여행 상품은 일반적으로 중국 현지식을 제공하는데, 이 상품은 보다 다양한 메뉴로 식사가 구성된다. 중국음식은 향신료가 강하고, 특유의 맛 때문에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는 고객이 더러 있어 한식과 중식을 골고루 배치한 것. 동북 토속민들의 전통적인 동북요리, 공연과 함께 즐기는 북한식 식사 외에 한식으로 삼겹살, 화로에 구워먹는 불고기 정식 등을 맛보며 든든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메모
참좋은여행의 백두산 여행 상품(http://www.verygoodtour.com/Event/EventPlanReview?evtSeq=2913&PageIndex=1&Category=&Attr=&Keyword=서파view)은 4박 5일 일정으로, 아시아나 항공 대련 직항편을 이용한다. 상품가는 날짜에 따라 399,000원부터로, 국제선항공료, 전체 일정 입장료/식사/호텔/차량, 여행자보험 등이 포함된다. 중국비자(40,000원) 및 개인비자(70,000원), 유류할증료(86,000원/인)은 별도로 내야 하므로, 필요한 경비를 합치면 대략 60만원이 된다. 7~8월 성수기에는 약 20만원 정도가 오른다. 백두산을 걷기에는 6~8월이 가장 좋아 올 여름을 놓치면 1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환하게 하늘을 열고 있는 백두산을 보고 싶다면, 바로 지금이다. (02)2188-4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