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또 상승..주간으론 연중 최고랠리

by이정훈 기자
2012.06.09 05:07:18

스페인 구제금융설로 지표부진 만회
3대지수 1% 안팎 상승..페이스북도 급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루 숨고르기를 거친 뒤 또다시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유로존과 미국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했지만, 스페인의 구제금융 지원 요청설이 확산됐고 페이스북 등 개별 종목 약진도 두드러졌던 덕이었다.

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93.24포인트, 0.75% 상승한 1만2554.20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7.40포인트, 0.97% 오른 2858.42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10.65포인트, 0.81% 뛴 1325.64를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주간 기준으로는 3대 지수 모두 3~4%씩 올라 올들어 주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스페인이 오는 9일쯤 유럽연합(EU)측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설이 확산되고 있고 ECB 고위층 내부에서도 "제로금리 수준까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심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전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에 대한 실망감이 여전한 가운데 독일 수출경기 지표가 부진했고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규모 축소폭도 시장 기대에 못미치면서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
 
지수가 오르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인 VIX가 20선 부근까지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상당수 업종들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이동통신과 소비재관련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페덱스는 다음달부터 6.9%의 운송료 인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2% 가까이 상승했고, 애플도 1.50% 상승했다. 노키아도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삼성전자의 인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루머에 6% 이상 치솟았다.


페이스북이 3.0% 뛰며 다시 주가 27달러대를 회복했다. 페이스북 거래 불통에 따른 손실을 책임지기로 한 나스닥OMX그룹은 강보합권을 유지했지만, 페이스북으로 인해 최대 3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UBS는 0.59% 하락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예상보다 부진한 동일점포 매출로 인해 0.71% 하락했고 경쟁사인 얌 브랜즈도 3.26%나 동반 하락했다.

◇ `압류와의 전쟁`..美, 부실모기지 대량매각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주택청(FHA)은 국책 모기지업체인 페니매와 프레디맥을 통한 부실 모기지대출 대규모 처분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파일럿 형식으로 소규모 매각을 진행해온 FHA측은 앞으로는 매분기 마다 5000건 정도의 부실 모기지대출을 시장에서 매각할 계획이다. 이같은 부실 모기지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최소 6개월간은 원금 상환을 시도한 뒤 여의치 않을 경우 압류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보증 모기지 1조달러 가운데 9% 이상인 70만건의 모기지대출이 부실화된 상황이고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데도 매각에 따른 디스카운트(할인판매) 부담으로 본격 매각에 나서지 못한 채 대출조건 완화 등으로만 대응해왔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주택 압류물량이 늘어나자 주택당국도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셈. 특히 모기지를 매각할 때 적용되는 할인률로 인해 보는 손실이 주택압류 처리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민간 투자자들이 부실 모기지를 인수할 경우 원금 상환을 위해 더 적극적인 대출조건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정책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FHA의 캐롤 갤랜트 집행 책임자는 "부실 모기지를 민간에게 넘길 경우 대출자들이 더 높은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볼때 FHA와 대출자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美은행권, 자본확충에 총 70조원 필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바젤III가 요구하는 은행들의 자기자본 확충 규제안을 공식 승인한 가운데 미 은행권이 이 기준에 맞추는데 무려 600억달러(원화 70조원)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19개 대형 은행들이 연준이 승인한 바젤III 자기자본비율 확충안대로라면 최소한 500억달러의 자본을 새로 늘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전날 연준은 미국내 자산이 5억달러 이상인 은행들이 오는 2019년까지 위험가중자산대비 7% 이상의 핵심자기자본 비율을 충족시키도록 했다. 다만 대형 은행들은 시스템상 중요도를 감안해 3%의 추가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19개 대형 은행들에 필요한 최소 자본규모가 500억달러이고, 나머지 중소규모 은행들에 필요한 자본금이 100억달러로 이를 합칠 경우 최소한 600억달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연준은 은행들의 자본비율 산정에 보유자산의 신용등급에 따른 가중치도 배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앞으로 은행들은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아일랜드 국채와 마찬가지로 독일 국채 보유액에 대해서도 동일한 자본금을 확보하게 돼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 "스페인, 이르면 9일 구제금융 요청할듯"

스페인 정부가 이르면 오는 9일쯤 은행권 지원을 위해 유럽연합(EU)측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EU 관료들을 인용해 스페인 정부가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구제금융 지원 요청을 준비하고 있고 그 시기가 9일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에 따르면 스페인이 9일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고 그에 맞춰 17개국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화상회의(컨퍼런스 콜)을 통해 지원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후 성명서 발표도 예정돼 있다는 것. 한 EU 관료는 "9일 오후에 성명서가 나올 듯하다"며 "다만 아직까지 구제금융 지원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전날 피치사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보다 세 단계나 낮은 `BBB`로 강등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피치사의 조치로, 스페인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재차 깨달았고, 그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 부담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7일 그리스의 재총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시장 혼란 가중을 우려해 스페인 문제를 그 이전에 풀려는 EU측의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관측통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와 관련, 아마데우 알타파지 EU 집행위원회 통화경제 담당 대변인은 이날 "아직 스페인 정부로부터 지원 요청이 없었다"고 전제하면서도 "스페인이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지원을 요청한다면 유로존은 이를 도울 수단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 노보트니 "ECB, 제로수준까지 금리인하 가능"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제로수준까지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이는 ECB 고위 관료들 가운데서 처음으로 나온 발언으로 주목된다.

이날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 겸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ECB는 유로존 경제 전망이 더 악화될 경우 기준금리를 더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ECB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미리 언급하는 법은 없지만, 지금 경제에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ECB로서도 대응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보트니 위원은 특히 `제로금리까지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뭐라 말하기 어렵고 전반적인 금리구조와의 연관성을 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론상으로 충분히 생각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3년만기 장기대출 추가 입찰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그는 "금리정책과 유동성은 유로존 저쟁정책 조치들과의 연관성 하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스페인이 9일쯤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서는 "구제금융 지원 요청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그같은 결정이 늦어질수록 더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 中, 올 두번째 유가 인하..휘발유 6% 내려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걷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올해 들어 두번째로 소매용 유류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9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각각 1톤당 530위안, 510위안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발표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달 10일 올 처음으로 석유류의 가격을 3% 안팎 낮춘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정 후 휘발유(옥탄가 90 기준) 가격은 1톤당 8320위안, 경유는 7510위안으로 낮아진다. 종전 대비 휘발유는 6.0%, 경유는 6.3%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발개위는 "최근 국제 시장의 유가 변화 추세와 현재 국내외 경제 형세 및 국내 석유제품 시장 수요공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석유류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가 인하는 중국내 경제활동 비용을 줄여, 경기를 진작하고 물가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루 전인 지난 7일에는 통화당국인 인민은행이 기준 금리인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금 및 대출 금리를 각각 0.25% 인하하는 경기 부양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