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의존 낮추는 사우디…인프라·ICT·친환경 협력 키워야”

by김응열 기자
2023.10.30 06:00:00

한경협, ‘韓-사우디 경제협력 확대 방안’ 보고서
“협력 위해 정상외교·고위급 회담 정례화해야”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이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인프라와 ICT 산업, 친환경 에너지산업 등 협력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30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단국대 GCC국가연구소에 의뢰한 ‘한국-사우디아라비아 경제협력 확대 방안’ 보고서를 기반으로 이 같은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우디는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고자 무역·관광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관련된 대형건설·인프라 사업이 뒤따르는데 한경협은 사우디 건설시장에서 1800여건의 프로젝트를 수주온 우리나라가 추가 건설수주에 유리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사우디 내 제도 정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지인 의무고용제도나, 사우디 수주를 위해선 현지에 지역본부를 두도록 하는 지역본부설립제도 등이 대표 사례다.

아울러 한경협은 사우디가 경제다각화를 위해 제시한 ‘사우디 비전 2030’을 토대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사우디 IT 시장 규모는 2022년~2027년 사이에 연평균 7.5% 성장할 전망이다. 한경협은 우리나라가 2001년 세계 최초로 전자정부법을 제정하는 등 일찍부터 전자정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어 사우디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때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시장 점유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협은 친환경 에너지산업도 유망한 협력분야로 봤다.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생산 중 약 50%를 재생에너지로 확보할 예정이며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경협은 우리나라가 사우디의 친환경 에너지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과 수소 관련 부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6차로 계획된 프로젝트 중 3차까지 발주가 완료된 재생에너지 발전소 프로젝트에 추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미 수주 경험이 있거나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해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태양광 산업의 경우 폴리실리콘, 잉곳 등에선 중국이 저가 공세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면서 한국기업은 대부분 사업을 철수해 진출에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서 한경협은 부족주의 문화가 여전한 사우디의 특성을 고려해 정상외교 및 고위급 관료 회담을 정례화하고 와스따(인맥) 구축 및 유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현재 건설·인프라 프로젝트 수주지원을 위해 구성된 민관합동 지원단 ‘원팀 코리아’에 ICT 및 친환경에너지와 같은 신산업 분야 관련 기업들의 참여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노하우·기술 습득을 위해 글로벌 다국적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