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 뛰어넘은 고용지표, 연준 금리 더 올릴까[월스트리트in]
by박종화 기자
2023.10.07 06:00:04
美 9월 신규 고용, 시장 전망 두 배 가까이 많아
"경기 감당 어려울 정도로 과열" vs "임금인상률은 둔화"
내주 CPI·PPI 발표에 쏠리는 눈
뉴욕 3대 증시는 하락 출발 후 강세 마감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고용지표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시장이 갈짓자 행보를 하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물가와 금리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7% 오른 3만3407.52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8% 상승한 4308.5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1.60% 오른 1만3431.62로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 3대 증시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지만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거래를 끝냈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화두는 단연 고용보고서였다. 미 노동부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달보다 33만 6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47만 2000명) 이후 최대치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7만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뜨겁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장중 전날보다 17.8bp(1bp=0.01%p) 높은 4.892%까지 상승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증시가 장 초반 부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시마 샤 프린시펄에셋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이번 고용보고서에 대해 “경기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열돼 있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ME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지금(5.25~5.50%)보다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42.6%로 봤다. 하루 전보다 인상론이 6.6%p 늘었다.
하지만 임금 인상률을 보면 추가 인상을 예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미국의 평균 시급은 전년 동월 대비 4.2% 올라 전달(4.3%)보다 오름 폭이 줄었다. 연준이 우려하는 것처럼 임금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뜻이다. 다립 싱 PGI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재조정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식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많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계절 조정으로 인해 일자리 증가 폭이 실제보다 크게 나타났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추이를 보면 연준의 움직임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리티파트너스의 짐 레벤탈은 “CPI, PPI 수치가 좋게 나오면 우리는 더 이상 연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뉴욕증시 주요 종목 가운데는 자동차주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3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파업 확대를 보류했기 때문이다. 전날과 비교해 스텔란티스가 3.02%,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주가가 각각 1.95%, 0.84% 상승했다.
셰일 기업인 파이어니어는 며칠 안에 최대 600억달러(약 81조원)에 엑손모빌에 인수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10.45% 급등했다. 전반적인 주가 강세 속에 애플(1.48%), 마이크로소프트(2.47%), 알파벳(1.86%) 등 대형주 주가도 전날보다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