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 "美 시높시스 같은 IP기업 성장 목표"

by최영지 기자
2023.07.17 06:35:00

"팹리스·파운드리와 협력하며 생태계 조성"
"AI시대에 인터커넥트 기술 더 중요해질 것"
"기존 공정 이어 선단 공정서도 사용자 경험 지속"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퀄리타스반도체’를 미국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인 ‘시높시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삼성 3나노 등 선단공장 IP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사를 늘릴 것입니다.”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 (사진=퀄리타스반도체)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는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 퀄리타스반도체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퀄리타스반도체는 2017년 창업한 회사로, 통신용 반도체 설계 및 인터페이스 IP(설계자산)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인 김 대표는 2017년 창업 당시 삼성전자 출신 공학박사들과 빌라 지하실 단칸방에서 차고 창업의 형태로 창업을 시작했다. 그는 “삼성전자 재직시절 인터페이스 IP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반도체 IP개발업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반도체 IP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며 “당시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IP사업 협력에 참여한 바 있다”고 밝혔다.

IP는 반도체 특정 기능을 회로로 구현한 설계블록으로 반도체 칩 설계시 이를 활용하면 빠르게 고성능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반도체 기술 경쟁이 심화하고 설계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제품을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 IP 회사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IP 회사로는 시높시스, 케이던스, 알파웨이브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퀄리타스반도체가 주력하는 인터페이스 IP는 2개 이상의 칩이나 네트워크를 상호연결하는 기술로 주요 IP 제품으로는 MIPI, PCle, SERDES 등이 있다. 김 대표는 퀄리타스반도체와 같은 IP회사들은 고객사인 팹리스들에 IP를 개발·공급하고 있으며 서로 경쟁보다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른바 생태계를 쉽게 설명했다. 이어 “현 시대에서의 SoC 개발은 레고를 조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팹리스가 시스템온칩(SoC)에 IP까지 만든다면 4년 정도 걸린다”며 “반도체 칩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아 신속하게 만들어야 하는 팹리스 입장에서 바로바로 칩과 IP 등 블럭을 조합해야 하기에 IP 제조를 전담하는 IP회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대표적인 시스템반도체인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하나에 들어가는 IP가 10여 개 상당”이라며 “여러 IP회사들도 다같이 참여해 레고를 조립하는 것으로 이들 역시 각각 경쟁사라기보다는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파운드리와 IP회사의 협력 관계도 설명했다. 그는 “파운드리 선단 공정을 통해 반도체 크기(면적)와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고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면서도 “기존 공정에서 IP 하나라도 빠지는 것 없이 구비하는 게 파운드리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팹리스는 자사가 사용하는 IP를 보유하고 최적화 작업을 끝내 놓은 파운드리를 선택하게 돼 다양한 IP를 확보한 파운드리 업체가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 (사진=퀄리타스반도체)
퀄리타스반도체는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운영하는 파운드리 협업생태계인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파트너사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IP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한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3나노부터 8나노 공정까지 활용할 수 있는 수 십여 종의 IP를 제공받음으로써 AI과 그래픽처리장치(GPU), 고성능 컴퓨팅(HPC)은 물론 오토모티브·모바일 등 전 분야 고객을 확보하고 업계 1위 TSMC를 추격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 IP파트너사로 선정된 배경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기술력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그는 “AI 시대에서 복잡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가속기를 붙여야 하고 결국 필요한 것은 인터페이스 기술”이라며 “GAA 기반 3나노 공정의 IP를 개발하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IP회사의 기술 고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IP회사가 전무하다시피한 데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가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IP개발팀 출신으로 신뢰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부연했다.

퀄리타스반도체는 국내 IP회사 중에선 몇 안되는 삼성전자 파트너사로 꼽힌다. 그는 “(IP관련 사업 관련) 삼성전자와 협력하며 전체 사업 중 IP 사업의 비중이 더 커졌다”며 “지난해 IP사업으로 107억원 상당 매출을 냈다”고도 덧붙였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며 초고속 인터페이스 IP기술을 앞세워 지난 3월 한국발명진흥회와 NICE평가정보로부터 각각 AA, A 등급을 받아 기술특례상장에 필요한 요건을 통과했다.

그는 “저희가 할 일은 고객사(팹리스)들이 (자사를) 찾기 전에 5나노, 3나노 등 선단공정에 IP를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구축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예컨대 고객사들이 8나노와 5나노 공정을 두고 득실을 계산하면서도 선단공정을 쓰고 싶어할 때 IP회사로서 선단공정에서도 기존과 같은 IP를 쓸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이 이어지도록 준비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는 웬만한 선단공정 내 IP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