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방역지침에 교사들 ‘반색’, 학교장·학부모 ‘걱정’
by김형환 기자
2023.02.13 06:00:00
전체 발열검사 폐지·자가진단앱도 일부만
교사 “방역업부 부담 줄어 수업 전념 가능”
학교장 “자율 판단했다가 감염되면 어쩌나"
학부모 “마스크도 해제됐는데 감염 걱정”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교육부가 발열검사 의무화 해제 등 완화된 새학기 방역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학교 현장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완화 조치에 교사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인 반면 학교장과 학부모는 방역 부담과 감염을 걱정하고 있다.
| 지난 10일 오전 종로구 혜화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이 발열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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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교육부는 지난 10일 ‘2023학년도 새학기 학교 방역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교원들의 업무 부담을 과중시켰던 전체 학생·교직원 대상 발열검사 의무가 폐지되고 모든 학생과 교직원 참여가 권고됐던 자가진단앱 사용 역시 감염 위험요인이 있는 자로 제한했다. 급식실에 일괄적으로 설치됐던 급식실 칸막이 운영 의무 역시 폐지된다. 교육부는 학교장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하라는 지침을 안내했다.
교사들은 반색하고 있다. 경기도 중학교의 이모(28) 교사는 “지난해 정상등교 이후 수업과 수업 준비 외에 방역으로 인한 업무부담이 컸다”며 “이제는 발열검사나 자가진단앱 사용이 줄었으니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교사들은 전체 학생 대상 발열검사, 감염예방을 위한 생활지도 등으로 방역 업무 부담을 호소해왔다.
교원단체 역시 완화된 방역조치로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경감된 것을 긍정 평가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일괄적으로 하던 방역업무를 덜어줬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장원 교사노동조합연맹 대변인 역시 “방역업무가 과도하다는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교육부의 방역 운영방안이 의무화 폐지, 자율적 운영으로 결정되면서 학교장의 부담이 커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총은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방역 업무 실시 여부를 학교 여건에 따라 학교장이 결정하라는 것은 최악의 지침”이라며 “결국 일선 옆 학교가 실시하는 방역활동을 보고 눈치껏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고등학교 교장 A씨는 “만약 발열검사를 실시하지 않다가 확진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 학부모 항의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코로나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졌다며 걱정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에서 초4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이모(44)씨는 “아이가 마스크를 쓰는 것도 싫어하는데 방역조치도 완화되니 걱정이 크다”며 “학교에서 환기라도 자주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고2 딸을 키우고 있는 정모(47)씨도 “아이가 이제 고3이라 감염 후 공부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걱정 된다”며 “최대한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도록 하는 할 것”이라고 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발열검사나 마스크 착용 등 규정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판단해도 된다”면서도 “아직 완전한 일상회복은 아니기에 기초적 방역조치는 유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