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응태 기자
2022.09.02 05:47:12
기관, 순매수 상위 톱5 과반 마이너스
한진칼 주가 하락률 16% 최고
외국인·개인, 베어마켓 랠리서 선방
외인 ''LG엔솔'', 개인 ''SK하이닉스'' 수익 견인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세)가 지난달 말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기관의 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외국인과 개인은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과반이 수익권에 진입했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415.61로 마감했다. 한 달 전(2452.25) 대비 36.64포인트(1.5%)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중순 종가 기준 2500선을 넘어서면서 베어마켓 랠리 장세를 시현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연준 의원들이 강도 높은 긴축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 이어지며 월말에 이르러 지수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매매주체별로는 8월 한달간 국내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 합산)에서 외국인이 총 3조9826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7431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3조6855억원을 순매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시장 흐름 속 수급별 순매수 상위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기관이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 5개 중 3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시현했다.
기관의 손실을 견인한 종목은 한진칼(180640)이었다. 기관은 지난달 한진칼을 3621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담았다. 한진칼의 평균매수가격(순매수 거래대금/순매수 거래량)은 6만2861원으로 지난달 말 종가(5만2800원) 대비 손실률은 16.0%였다. 한진칼은 경영권 분쟁 이슈로 주가가 들썩였지만, 월말 LX판토스가 한진칼 지분 3.83%을 매입하면서 이슈가 해소된 게 악재로 작용했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였다. 기관의 평균매수가격은 2만980원으로, 31일 종가(2만980원) 대비 손실률은 3.0%였다. 최대주주인 두산(000150)이 보유 지분을 블록딜하면서 손실이 확대됐다. 순매수 상위권에 든 LG전자(066570)도 평균매수가격이 10만1725원으로 31일 종가(10만1725원) 대비 0.7% 소폭 하락했다. 반면 재생에너지 활성화 전망에 한화솔루션(009830)은 7.0%, 현대건설(000720)은 네옴시티 수주 성과에 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베어마켓 랠리 국면이 마무리되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수익권에 들어왔다.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으로, 평균매수가격은 45만354원이었다. 지난달 말 종가(46만2500원) 대비 수익률은 2.7%다. 순매수 3위와 4위에 오른 현대차(005380)의 수익률은 1.5%, 두산에너빌리티는 1.0% 수준이었다.
이와 달리 삼성SDI(006400)는 평균매수가격이 59만9531원으로, 31일 종가 대비 0.3%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2.3%의 손실률을 나타냈다.
개인도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과반이 수익을 냈다. 개인은 베어마켓 랠리 기간 삼성전자(005930)를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가장 많이 담았다. 평균매수가격은 5만8960원으로, 31일 종가 대비 수익률은 1.3%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도 5.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달 말 일시적 원화 강세 흐름에 반도체 집중 매수세가 나타난 게 수익률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011070)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오른 가운데 3.6%의 수익을 거뒀다.
반면 카카오뱅크(323410)와 네이버(035420)는 손실을 보였다. 개인의 카카오뱅크 평균매수가격은 2만8300원으로 지난달 말 종가 대비 손실률은 3.5%였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3.9%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에 대한 개인의 순매수가 두드러졌던 건 추후 6~9개월 이내에는 업황이 개선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며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데다 서버 DDR5 D램 업황 수요가 바닥을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