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 사들이는 외국인…매수 종목 살펴보니

by이은정 기자
2022.07.02 08:01:32

6월 외국인 ''사자'' 확대…中증시 나홀로 반등
낮은 물가 부담·경기 회복·증시 저평가 요인
2차전지·신재생·자동차·음식료 등 비중 확대
업종별 선두 기업 러브콜…귀주모태·이리구분 등
7~8월 단기 숨고르기…"성장주 저가 매수"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외국인의 중국 주식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전기차, 풍력·태양광 등 업종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들어 단기 ‘숨 고르기’가 예상되면서 성장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란 의견도 나온다.

중국 마오타이주.(사진=신정은 특파원)
2일 리퍼펀드플로우(Lipper Fund Flow)와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5월부터 신흥국 내 중국 펀드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플러스로 전환됐고, 6월 순매수액은 82억달러에 달하며 5월(3억6000만달러)을 크게 넘어섰다. 반면 중국이 아닌 국가 펀드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증가했다.

외국인의 중국 주식 직접 매매 프로그램인 후선구퉁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6월 외국인들의 본토주식(A주)의 월간 순매입액은 700억위안(약 103억달러)으로 5월 170억 위안의 4배에 달했다. 올해 월간 기준으로 최대다. 이에 지난 3~4월간 순매도세를 기록했던 해외 자금이 6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됐다.

홍콩 주식시장 역시 외국인과 중국인들의 순매수가 5월부터 다시 확대됐다. 외국인들은 미국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플랫폼 상장지수펀드(ETF)인 ‘KWEB’를 통해 중국 플랫폼 기업 저가 매수에 나섰다.

중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심화된 가운데 반등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순매수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6월(24일 기준) CSI300 지수는 7.4% 상승했다.

우선 중국의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 부담과 이에 따른 통화완화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으로 해외 국가들이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비해,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2.1%로 낮아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을 짚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대내외 불확실성과 생돼지 출하량 감소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며 중국 물가 부담을 높일 수 있다”며 “다만 이를 감안해도 CPI 상승률이 정책당국의 물가 목표를 넘지 않기에 중국은 필요 시 추가적인 통화완화와 확장적 재정집행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 회복과 중국 증시 저평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최 연구원은 “ 대규모 락다운 가능성이 낮아지며 중국 경기는 침체 국면에서 점차 회복 중”이라며 “MSCI 차이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로 글로벌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데, 특히 1년 반 넘게 조정 받은 플랫폼 기업은 규제 완화 가시화 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어떤 중국 주식을 샀을까. 윈드와 메리츠증권 집계 기준 6월 외국인의 본토 A주 포트폴리오 업종별 변화를 살펴보면 2차전지·신재생 비중이 가장 크게 늘었다. 이어 기계장비, 자동차, 음식료, 증권·보험, 헬스케어 등 범소비재 순으로 늘었다. 시장별로도 성장주가 많이 집중된 차스닥(Chinext), 과창판(Star Market)의 보유 비중이 증가한 반면 메인보드 비중은 감소했다.

최 연구원은 “5월부터 경기 진작을 위한 중국정부의 통화완화 기조가 성장주에 유리했고,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이 신성장 산업에 보다 많이 집중되면서 해당 산업의 양호한 회복을 견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는 6월 월간 순매입액이 가장 많은 기업들은 중국의 각 산업별 선두 기업들이었다. 귀주모태, 이리구분, 동방재부망, 퉁웨이 등이다. 다만 외국인 보유비중이 확대되고 보유 상한선(30%)에 가까운 종목에는 소비재보다 발전장비, 로봇장비, 기계 등이 많았다.

최 연구원은 “향후 유망한 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은 제조업에서 로컬 공급망 확대에 따른 국산화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방향에 시장에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하반기 중국 주식시장에서 성장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통화 완화를 비롯한 경기부양책이 20차 당대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전기차, 반도체, 친환경 등 제조업에 대한 정책적 육성 영향이다.

다만 7월 들어 단기적으로 숨 고르지 장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경기회복과 정책 기대에 따른 5~6월의 반등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고, 2분기 상장사 실적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경기의 점진적인 회복과 해외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금융시장 환경으로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시장 상승랠리에 타지 못한 투자자들은 7~8월의 조정을 중국 △2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음식료 업종의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