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 주식 열광하는 개미들…AMC 하루만에 또 95% 폭등(상보)

by김정남 기자
2021.06.03 05:31:34

AMC 주가, 하루 만에 95.2% 또 폭등
게임스톱, 베드배스&비욘드 등도 치솟아
레딧서 모인 개미들, 밈 주식 몰려들어
"가격 오를수록 차익 실현 유혹 커질 것"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영화관 체인 AMC의 주가가 100% 가까이 폭등했다.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밈(Meme·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오르는 종목) 주식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여파다.

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AMC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95.22% 치솟은 주당 62.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2.62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날 장중 100% 넘게 주가가 오르다 보니 주식 거래 일시 정지 조치가 있었으나, 그 이후 주가는 다시 상승했다.

AMC 주가는 지난달 말만 해도 10달러 남짓했으나, 짧은 시간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만 3011.94%에 달한다.

AMC 주가는 전날 헤지펀드 머드릭 캐피털이 자사 보통주 850만주를 매입했다고 발표한 직후 차익 실현을 위해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에도 폭등세를 멈추지 않았다. 머드릭캐피털이 주당 27.12달러에 850만주를 사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4000만달러 이상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AMC 주가가 계속 치솟는 건 주식 토론방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등을 중심으로 개미들이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주 AMC에 대한 일 거래량은 올해 1월 당시 밈 주식 열풍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AMC는 이날 개인 주주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주가에 불을 질렀다. 애덤 애런 AMC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과 자주 소통할 것”이라며 “올해 여름 AMC 극장에서 첫 영화를 보는 고객에게 무료 팝콘을 주는 등 특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초 주가가 반짝 폭등했던 게임스톱의 경우 이날 13.35% 오른 282.2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100달러 중반대였으나, 다시 폭등하고 있다. 이외에 블랙베리(32.09%), 베드배스&비욘드(62.11%) 등의 주가 역시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높은 변동성에 따른 위험 부담에도 개미들이 밈 주식에 열광하는 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를테면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의 경우 각국 정부의 규제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스위스쿼트뱅크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이 똘똘 뭉치면 이런 현상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가격이 오를수록 차익을 얻고 빠지려는 유혹은 커진다는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