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 앞당기는 오픈이노베이션]③유한양행 'R&D 강자' 환골탈태 비결은

by강경훈 기자
2018.07.04 02:17:17

10년간 외부투자 1800억 넘어
폐암 표적항암제 글로벌 관심 집중

지난달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참석한 연구자들이 유한양행의 폐암신약 ‘YH25448’의 임상연구결과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유한양행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국내 1위 제약사 유한양행(000100)에는 최근까지 ‘매출에 비해 연구·개발(R&D) 역량이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유한양행은 3년 전 ‘신약 연구·개발(R&D)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정희 사장이 지난 2015년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신약 연구·개발에 드라이브를 건 것. 유한양행이 한미약품(128940)이나 GC녹십자(006280) 등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경쟁사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따라잡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오픈 이노베이션’이었다. 이와 관련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벤처인 오스코텍(039200)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폐암표적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을 도입(라이선스인)했다. 또한 같은 해 분자진단 전문업체 바이오니아(064550)와 항체단백질 전문 제넥신(095700)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는 등 지금까지 20여곳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했다. 미국 소렌토와는 공동으로 합작사인 이뮨온시아를 설립해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술도입·투자·공동연구 등 최근 10년 간 오픈 이노베이션에 투자한 자금은 1800억원이 넘는다”며 “개발 중인 신약도 2016년 9개에서 현재 19개로 2년 새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로는 폐암신약 ‘YH25448’이 꼽힌다. 유한양행은 제노스코에서 동물실험이 끝난 단계에서 후보물질을 도입해 1년 반만인 지난해 2월 임상1상에 돌입, 1년 만에 종료했다. 지난달 초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기존 약보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훨씬 높다는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해 각국 폐암 전문가들과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후보물질을 도입한 후 유한양행의 자체 기술이 더해지면서 임상시험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 승인신청과 더불어 글로벌 기술수출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3월 미국 샌디에이고에 ‘유한USA’도 설립했다. 법인장은 최순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이 겸임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연구자의 전문적인 시각에서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해 기술도입이나 투자 등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벤처캐피탈, 혹은 미국의 최신 연구동향을 수집하는 싱크탱크로 보면 된다”며 “앞으로 더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