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투어①] 주말에는 님과 함께 '목포 남진야시장'

by강경록 기자
2017.04.15 00:01:40

전남 목포 남진 야시장
한국관광공사 4월 가볼만한 곳

가수 남진 조형물이 손님을 맞는 목포 남진야시장(사진=한국관광공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목포역에서 2km 남짓,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자유시장 한쪽에는 매주 금·토요일 저녁 야시장이 문을 연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 불리며 1970년대를 풍미한 가수 남진의 이름을 딴 남진야시장이다. 목포가 고향인 남진 씨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해달라는 목포시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여, 지난 2015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덕분에 남진야시장은 행정자치부의 ‘전통시장 야시장 조성 사업’에 응모한 125개 지자체 가운데 경주 중앙시장, 부여의 백마강 달밤시장과 함께 전통 야시장으로 선정되었다.

◇ 전국 첫 가수 이름 딴 야시장

남진야시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가수 이름을 딴 야시장답게 ‘T 자형’ 시장 전체를 ‘남진 콘셉트’로 꾸몄다. 입구에서 마이크를 든 가수 남진의 조형물이 손님을 맞는다. 야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기념 촬영을 한다. 남진을 모르는 자녀들에게는 그 시절 아이돌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가수 남진에 대한 부모의 설명이 이어진다. 조형물 뒤로 ‘목포의 밤 남진야시장’ 간판이 불을 밝힌다. 그 아래 자동문으로 들어서면 양쪽에 전성기 남진의 초상화와 앨범, 출연 영화 포스터 등이 그려진 벽화가 있다. 여기부터 대략 100m가 남진야시장의 메인 도로다.

야시장 좌우로 들어선 수산물과 건어물 상점 사이에는 ‘맛의 도시’ 목포의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형 노점이 일렬로 자리 잡았다. 원래 종전 상점들의 좌판이 있었는데, 야시장의 취지에 공감한 상인들이 흔쾌히 자리를 내준 것이다. 먹거리 판매대에는 목포의 전통 음식인 홍어삼합과 홍어전, 나무젓가락에 돌돌 만 낙지호롱구이, 토치로 ‘불 마사지’를 받는 큐브스테이크까지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는 먹거리가 많다.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만드는 외국 음식도 눈에 띈다.

먹거리 판매대가 끝나는 곳에는 탁자와 의자가 있고, 그 앞으로 아담한 라이브 무대와 DJ 부스가 보인다. 손님들이 야시장에서 구입한 음식을 먹으며 공연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야시장은 오후 7~11시(11월~이듬해 3월 오후 6~10시)에 열리며, 공연은 보통 7시부터 한 시간가량 이어진다.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추억의 DJ가 음악과 함께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해 4월, 이곳에서 남진의 리사이틀이 열리기도 했다. 평소에는 목포 지역의 대중 가수들이 주로 7080 노래를 부르며, 가끔 손님들이 참여하는 노래자랑이 벌어지기도 한다. 남진야시장은 물건을 사고 음식을 먹는 시장을 넘어, 공연을 즐기고 직접 참여하는 동네 잔칫집같이 운영되는 셈이다.

시장 입구의 남진 조형물 좌우에는 메인 도로와 직각을 이루는 시장 골목에 또 다른 먹거리와 소품 판매대가 20개쯤 있다. 여기서는 호떡부터 크레이프까지 다양한 시장 먹거리, 청년과 외국인이 직접 만든 머리핀과 목걸이, 팔찌, 향초 등을 판다. 이 골목이 메인 도로와 만나 ‘T 자형’ 남진야시장이 완성된다.

종전 점포 사이로 먹거리 판매대가 들어선다.
◇ 대한민국 항구 1번지 ‘목포’

남진야시장에서 목포의 밤을 즐겼다면, 이제 목포의 낮 시간을 둘러볼 차례다. ‘대한민국 항구 1번지’ 목포의 볼거리는 남쪽 해안을 따라 크게 유달산권과 갓바위권, 삼학도권으로 나눌 수 있다. 노령산맥의 큰 줄기가 무안반도 남단에 이르러 마지막 용솟음을 한 유달산은 목포의 상징이다. 해발 228m로 야트막하지만 중턱에 오르면 목포 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정상에 서면 멀리 다도해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진다. 등산로 초입의 노적봉은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내려오는 장소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이 봉우리를 볏단으로 덮어 군량미가 산처럼 쌓인 듯 위장해서 왜군이 도망가게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실제로 볏단을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봉우리 모양도 한몫했다. 덕분에 노적봉이란 이름이 붙어 지금까지 전한다.



노적봉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정상의 일등바위에 이르기까지 너럭바위, 고래바위, 방석바위, 종바위 등 다양한 기암괴석이 있다. 대학루, 달성각, 유선각 등 곳곳에 있는 정자는 잠시 쉬면서 전망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산자락에는 가수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 노래비와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 해마다 4월이면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 등이 흐드러져 ‘꽃피는 유달산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이밖에도 조선 시대 군사시설인 목포진과 구 목포 일본영사관,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건물 등 가슴 아픈 근대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지가 유달산권에 있다.

갓바위권은 이름처럼 두 사람이 나란히 삿갓을 쓴 모양의 목포 갓바위를 중심으로 한 권역이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나가야 제대로 보였는데, 몇 해 전 해상보행교를 만들어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다. 밤이면 조명이 들어와 색다른 분위기가 난다. 갓바위를 지나 조금 걷다 보면 최근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목포춤추는바다분수가 나온다. 4~11월 하루 두세 차례 20분간 화려한 분수 쇼가 펼쳐진다.

자연에 관심이 있다면, 특히 아이와 함께한 가족이라면 갓바위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목포자연사박물관을 지나칠 수 없다. 디플로도쿠스, 알로사우루스 등 거대한 공룡 화석이 들어선 중앙홀, 지질관, 육상생명관, 수중생명관 등 7개 전시실에서 지구 46억 년의 자연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굴된 세계 최대 규모의 수각류 공룡알 둥지 화석이 눈길을 끈다. 최대 알 지름 43cm, 둥지 지름 2.3m, 무게 3t의 둥지 화석은 국내 화석 단일 개체 중에는 처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유달산권과 갓바위권 중간에 있는 삼학도는 학을 닮은 세 섬이 나란히 자리 잡아 붙은 이름이다. 한 청년을 사모한 세 여인이 죽어서 학이 되었고, 그 학이 떨어져 죽은 자리가 섬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세 섬을 잇는 아담한 다리를 따라 운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었다.

아이와 함께 출발한 여행이라면 삼학도 옆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도 필수 코스다. 잠수정이 있는 바다 상상홀부터 깊은 바다와 중간 바다, 얕은 바다의 생태계로 꾸며놓은 전시관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관람과 체험, 놀이 등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4D 영상관에서는 목포 앞바다에 사는 삼총사의 모험을 통해 바닷속 세상을 재미있게 그린 영상을 보여준다. 남진야시장부터 유달산과 삼학도를 거쳐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까지, 목포의 밤과 낮을 즐기는 여행은 1박 2일로 충분하다.

◇여행코스

△〈당일 여행 코스〉목포자연사박물관→목포 갓바위→삼학도→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유달산→남진야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목포자연사박물관→목포 갓바위→유달산→남진야시장, 둘째 날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삼학도→이난영공원→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