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20배 키운다"‥獨, 10억유로 부양책 발표(종합)

by안승찬 기자
2016.04.28 05:09:27

모든 전기차 구매자에 4000유로 보조금 지급
디젤차 연비조작에 방향 전환..전기차도 주도권 잡겠다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자동차 종주국인 독일이 대규모 전기자동차 부양책을 내놨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에게 세계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독일 정부는 27일(현지시간)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쏟아붓는 전기차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독일 내 모든 전기차 구매자에게 4000유로(약 52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하이브리드 차량엔 30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 3억개의 충전소를 만들고, 전기차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세제혜택도 검토중이다.

현재 독일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5만대 수준이다. 독일 정부는 4년 후인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규모로 100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전기차 시장을 지금보다 20배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목표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로 독일의 전기차 판매가 획기적인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독일은 전기차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프랑스와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시장을 키우는 동안, 독일은 보조금을 쓰지 않았다.

독일은 대신 연비가 좋은 디젤차에 집중했다. 전기차는 먼 미래의 일이었다.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이 자발적으로 전기차 기술을 개발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디젤차량 연비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동안 계속될 것 같던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또 미국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 3’를 선보이며 전 세계적인 흥행 조짐을 보인 점도 독일도 조바심을 자극했다. 자칫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넘어갈 경우 독일이 지금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독일의 한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보조금 지급은 독일의 전기차 시장을 위한 적절한 대책”이라며 “디젤차량에 대한 회의감이 제기된 이상, 전기차의 수요를 끌어낼 견인책이 필요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