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5.10.27 05:01:00
LGD "재고 관리 철저히..가동률 조정 필요"
삼성·LG 등 선도업체, 올들어 선제대응 나서
타이완 AUO 등 일부 업체도 생산량 줄일 듯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디스플레이 업계가 결국 ‘가동률 조정’이라는 카드를 뽑아들었다.
세계 TV 패널 시장점유율 1위 LG디스플레이(034220)는 4분기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동률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2위 삼성디스플레이는 선제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조만간 타이완 AUO 등 일부 업체들도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4분기 중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TV 패널 수요 부진과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LCD 패널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판매가격이 급락한 결과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대형 면적의 박판트랜지스터(TFT) LCD 마진율이 이번 4분기에 0%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선도업체들은 그동안 공급량 조절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생산을 줄일 경우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에게 시장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BOE 등 중국 4개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3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자해 중국에 7곳의 공장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고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동률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지난 22일 3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재고를 ‘최대한 적게 가져가겠다’는 목표 아래 관리할 것”이라며 “가동률 조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 파주, 중국 광저우 공장의 평균 가동률을 지난해 연간 99.9%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99.2%로 소폭 떨어뜨렸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패널 생산실적은 8세대라인의 글래스(2200X2500mm) 환산 기준 842만5000장, 올 상반기는 435만9000장이다.
LG와 함께 업계를 이끌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시황을 감안해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평균 97.5%였던 가동률을 올해 1분기 99.3%까지 끌어올렸지만 2분기에 다시 낮추며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지난해 734만장의 TFT-LCD와 OLED를 찍어낸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에는 전년의 53.6% 수준인 393만7000장을 생산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타이완 업체들은 가동률 조정이 기정 사실화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김병주 이사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타이완 AUO는 유지·보수를 명목으로 다음 달부터 5세대 라인을 멈추며 가동률 조정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어 6세대와 8.5세대 라인 역시 내년 1분기까지 순차적으로 가동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노룩스는 4분기 중 감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쑤저우 공장 증설 라인의 연내 가동을 미룰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업계의 가동률 조정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