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퍼스트 시대②] `대세` 버즈피드·허핑턴포스트의 이유있는 질주
by우원애 기자
2015.03.30 01:10:32
버즈피드, 순방문자수 뉴욕타임즈 제쳐…데이터 분석· 新콘텐츠 시도로 승승장구
허핑턴포스트, SNS에 최적화된 ''블로그의 뉴스화''로 급성장
[이데일리 e뉴스 우원애 기자] 버즈피드(Buzzfeed)의 질주가 무섭다. 미국 디지털제품 시장조사 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버즈피드의 미국 월간 순방문자 수는 7680만명으로 2년 사이에 6680만명이 급증했다. 뉴욕타임즈(5720만명)를 크게 앞섰고, 허핑턴포스트(1억1760만명)보다는 낮은 수치다.
이런 비약적인 성장은 지난해 4월 뉴욕타임즈가 자사의 혁신보고서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 매체로 버즈피드를 지목한 것이 우연한 일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지난 2006년 창간 이후 도약을 거듭한 버즈피드는 지난해 연간 광고 매출액 1200억원을 넘어섰다. 자산가치는 무려 8500억원(2014년 기준)까지 치솟았다.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사들 인 금액보다 3배 이상 많다.
버즈피드가 이토록 눈부신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기사와 광고의 경계를 허문 독특한 기사 형식이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미리 분석하고 파악해 맞춤형 콘텐츠 제작에 적극 활용한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 버즈피드 홈페이지/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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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 성공의 핵심은 바로 데이터 분석이다. 버즈피드는 매일 웹사이트방문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한다. 나이, 성별은 기본이고 어떤 유형의 기사를 몇 번이나 SNS에 공유했는지까지 철저하게 수집한다. 이렇게 쌓인 자료를 통해 독자들이 원하는 맞춤 콘텐츠 유형, 키워드 등을 뽑아낸다. 데이터 분석으로 나온 결과는 그 즉시 콘텐츠 제작에 활용된다. 심지어는 내일 독자들이 공유할 콘텐츠까지도 예측한다.
버즈피드의 초기 주력 포맷은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20편’ 같이 뉴스 기사를 간략한 목록 위주로 보여주는 리스티클(Listicle) 형태였다. 그러나 리스티클의 피로도가 감지되자 2013년부터 퀴즈를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포맷을 개발해 승부수를 띄웠다. 이후 퀴즈는 월 2000만 페이지뷰를 끌어모으는 중요 콘텐츠로 떠오르며 버즈피드에 날개를 달아줬다. 버즈피드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40여명의 전문인력을 투입해 게임과 비디오 형식을 바탕으로 한 보다 진화된 포맷을 개발 중이다.
| 아리아나 허핑턴 회장/ (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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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버즈피드보다 앞서 온라인과 모바일뉴스 시장을 장악한 매체는 허핑턴포스트(The Huffington Post)다. 지난 2005년 아리아나 허핑턴이 창립한 허핑턴포스트는 ‘블로그의 뉴스화’라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다른 시도로 독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아리아나 회장은 뛰어난 친화력과 인맥으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 노엄 촘스키 MIT교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마이클 무어 영화감독 등 쟁쟁한 명사들의 글을 무료로 받아 게재하며 수많은 독자를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허핑턴포스트의 미국 월간 순방문자 수는 1억1760만명(컴스코어 자료)에 달한다.
지난해 2월 28일 허핑턴포스트는 한겨레신문사와 함께 허핑턴포스트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어판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조기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기구독자에 해당하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는 하루 평균 24만명으로 기존 언론사들보다 훨씬 높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홈페이지 하루 평균 PV(페이지뷰)는 150만명에 이른다. 이중 절반이 SNS를 통해 창출되는 트래픽이다. 일각에서는 독자적인 취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SNS를 통한 파급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상황이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모바일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짧은 제목과 이미지로 큐레이션된 ‘단신’ 기사나 간단한 목록 위주로 보여주는 리스티클 기사를 주로 생산한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쓰기와 흥미 위주의 주제로 독자 친화적인 뉴스를 표방하며 가독성을 높였다. 그러나 짜깁기 위주의 기사 형식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 또한 높은 상황에서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