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5.03.18 03:00:00
기술력 갖춘 회사와만 거래하는 ''기술고집 장인''
회사인력의 74%가 R&D…CCTV 수요 확대 호재 전망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고객사의 기술력이 없으면 부품을 공급하지 않는 회사. 연구·개발(R&D) 부품개발단계부터 발주처에서 개발자금을 지원받는 회사. 선불로 부품대금을 지급받는 기업.’
국내 산업 생태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무기로 프리미엄 마케팅을 하는 회사가 있다. 주인공은 감시용 카메라 시스템에 적용되는 반도체 집적회로(IC)를 설계·공급하는 아이닉스다. 지난 10일 경기도 수원의 아이닉스 본사에서 만난 황정현(48) 대표는 “업력이 13년에 불과하지만 세계 최초 제품이 5개에 이른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폐쇄회로(CCTV) 시장에서 아이닉스의 경쟁력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삼성전자(005930) 책임연구원으로 6년간 일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 희망과 중소기업 사장이라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30대 중반에 과감히 회사를 뛰쳐나와 2002년 아이닉스를 창업했다. 창업 10년 만에 황 대표는 매출 200억원대의 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단기간 내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제품 덕분이다. 아이닉스는 2010년 세계 최초로 풀HD급 CCTV용 시스템원칩(센서제어, 중앙처리장치, SDI 전송장치 등이 하나의 칩에 모두 담긴 제품)을 개발하면서 고화질 CC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같은 공로로 지난 2012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아이닉스의 기술력은 단순히 회사 경영에서만 빛을 발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미국의 특허괴물(NPE)이 아이닉스의 최대 고객사를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아이닉스의 고객사가 패소할 경우 수십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아이닉스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회사의 존립과도 관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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