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엿보기]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살까 말까

by김형욱 기자
2014.11.17 06:20:00

''높은 가격·열악한 충전 인프라'' 과제
경재력 있는 얼리 어답터 ''잇 아이템''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바야흐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의 시대다. 내년이면 많게는 5종 이상의 PHEV 모델이 쏟아진다.

현대자동차(005380)가 신형 쏘나타 PHEV 모델을 비롯해 BMW i8, 아우디 A3 이트론이 출시를 예고했다. 도요타 프리우스 PHEV도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시범 주행 중이고, 폭스바겐 XL1도 올 초 국내에 소개됐다.

PHEV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조합한 친환경차다. 충전 콘센트가 있어 일정 거리(통상 40~50㎞)는 전기 모드만으로 달릴 수 있고, 나머지는 배터리와 기존 엔진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달릴 수 있다.

A3 이트론의 경우 50㎞까지는 연료가 필요없는 충전식 전기 모드로, 이후부터는 평균연비 약 15㎞/ℓ의 하이브리드 모드로 달릴 수 있다.

일상적인 출퇴근은 전기 모드만으로 달릴 수 있는데다 한번 충전으로 150㎞ 전후밖에 못 가는 전기차의 거리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현재로썬 가장 실현 가능성 큰 친환경차로 꼽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는 PHEV 시장이 올해 16만대에서 2020년 139만대로 친환경차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쯤되니 ‘얼리어답터’ 성향의 소비자도 진지하게 PHEV를 구매리스트에 넣고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PHEV 구매도 지금으로썬 ‘모험’이다.

일차적인 문제는 가격이다. A3 이트론의 올해 유럽 출시 가격은 3만7900유로, 약 5240만원이다. 유럽에서의 차 가격이 비싸다고는 해도 기존 가솔린(디젤) 모델보다 최소 1000만원은 비싸다.

물론 친환경차에는 정부보조금이 있다. 국내에도 추첨 방식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전기차에 2000만원 이상의 보조금과 세제혜택이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출시하지 않은 PHEV에는 보조금 기준 자체가 없다. 전기차 수준의 보조금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가격차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다음이 충전 인프라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최소한 집에는 충전기가 설치돼 있어야 하지만 아파트 위주의 국내 주거형태에서 나만의 주차 공간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물론 다른 친환경차와 비교하면 이런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본인의 집에 충전기만 설치할 수 있다면 높은 초기 가격은 연료비 절감으로 상쇄할 수 있다. 경제력이 있는 얼리 어답터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잇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