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이민 청소년의 자아찾기
by양승준 기자
2014.10.02 06:42:00
작가 김경현 소설 ''잃어버린 G를 찾아서''
떠도는 이주자의 혼돈·불안 그려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김경현 작가는 경계인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아랍에미리트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왔다. 건설업에 종사한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보니 한곳에 오래 머문 기억이 없다.
작가는 자신이 겪은 떠도는 이주자의 혼돈과 불안을 소설 ‘잃어버린 G를 찾아서’(서울셀렉션)에 녹였다. 50대 한국인 여성이 기숙학교에서 탈출한 아들을 찾기 위해 미국을 횡단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큰 줄기다. 이를 통해 문화적 경계의 문제를 짚는다. 외국에서 자란 조기유학생들이 겪는 청소년기 정체성 혼란은 먼 얘기가 아니다. 한국사회는 물론 미국 이민사회의 풍경까지 실감나게 담겼다. 문화용광로 같다.
소설 속 지(G)의 엄마는 야당이 추진하는 종부세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등을 하루도 빠짐없이 비판하는 강남 아줌마로 나온다. SG워너비의 ‘타임리스’를 듣다가 사이먼 앤 가펑클의 ‘미시즈 로빈슨’을 떠올리는 등 혼종된 문화감각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