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도 通한다” 판교의 이유있는 청약열풍

by박종오 기자
2013.06.06 10:17:54

판교 알파리움, 청약경쟁률 '26대 1' 기록
입지·분양가·중대형 희소성이 원인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사실상 마지막 신규 분양 아파트가 청약 대박을 터뜨렸다. 입지와 분양가, 중대형으로만 이뤄진 단지의 희소성이 흥행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실시된 ‘판교 알파리움 1·2단지’ 881가구의 일반공급 청약접수 결과, 1순위에서만 총 2만 2804명이 몰리면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6대 1로 집계됐다.

가장 인기를 끈 건 단지 내 최소면적인 1단지 전용면적 96㎡B형이었다. 32가구 모집에 3142건이 접수돼 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면적이 가장 넓은 203㎡형도 8가구(1·2단지 포함) 모집에 518명이 몰려 6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판교 알파리움’ 조감도 (사진제공=알파돔시티자산관리)
이번 청약실적은 최근 분양시장의 추세와는 상반된 결과여서 주목된다. 4·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에도 분양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수요자들의 중대형 아파트 기피현상은 한층 심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달 분양한 전국 39개 단지 중 순위 내 마감한 단지는 12곳(31%)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61개 단지 중 25곳(41%)이 마감됐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낮아졌다.

중대형은 수요자의 외면으로 청약 양극화가 심해지고 가격 약세도 두드러졌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전국의 전용 85m² 이하 아파트 매매가는 0.07% 가량 올랐다. 반면 102m² 이상 대형은 면적별로 최대 0.07%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례적인 흥행이 범(凡)강남권이라는 입지와 경쟁력 있는 분양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신분당선 판교역과 맞붙은 중심상업지구에서 주변보다 저렴하게 분양,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판교 알파리움의 평균 분양가(3.3㎡당 1897만원)는 과거 인근 아파트 공급가격보다 약간 높지만 현 주변 시세보다는 저렴하다. 5월말 현재 인근 백현동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2305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최정현 판교 알파리움 분양소장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집값이 주변보다 낮게 책정돼 장기적 수익을 예상한 청약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용 96~203㎡ 중대형 뿐인 단지 특성은 오히려 장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타운하우스를 제외하면 아파트 대부분이 중소형인 판교에서 중대형 공급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희소성 있는 중대형 물량이 풀려 판교 진입을 바랐던 고소득 수요층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4·1대책으로 청약가점제가 폐지되기 전 분양해 청약 1순위자가 대거 몰린 것도 흥행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청약가점제란

가구주의 나이, 청약통장 가입기간,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수 등에 따라 점수를 매겨 총점이 높은 순으로 청약 우선권을 주는 제도. 4·1부동산대책 시행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전용면적 85㎡ 초과 민영주택은 가점제가 전면 폐지됐다. 대신 추첨방식으로 공급돼 집이 있는 사람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해 졌다. 85㎡ 이하는 가점제 적용 비율이 과거 75%에서 40%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