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재희 기자
2013.05.30 06:37:00
안정적인 근무조건에 경력관리까지…관공서·사무보조
더위도 피하고 경험도 쌓고… 시즌알바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영훈(21)씨는 작년 여름방학을 생각하면 지금도 짜증이 난다. 학비와 용돈 마련을 위해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돈은 거의 벌지 못한 채 건강만 해쳤기 때문이다. 더위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무거운 택배들을 옮기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결과적으로 아르바이트비보다 병원비를 더 쓴 꼴이 됐다. 더위에 약하고 체격도 좋지 않으면서 애초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게 잘못이었다.
모 대학 영문과에 재학 중인 김보영(여·22)씨는 이미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를 확정지었다. 소위 있는 집 친구들은 방학을 이용해 어학연수 겸 여행 겸해서 해외로 나간다지만, 형편이 안되는 김 씨는 실속을 챙기기로 했다. 돈도 벌고 영어회화 실력도 쌓을 수 있는 외국인 게스트하우스 프런트 서비스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 것. 앉아서 외국인 인맥도 쌓고 외국문화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만족스럽다.
여름방학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 용돈과 학비에 보태야 하는 대학생들이 늘면서 매 방학 60~70%가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 중 일부는 돈도 벌고 필요한 경험도 쌓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반면, 일부는 건강만 해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아르바이트의 목적과 자신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 일자리를 선택하는 것이 후회 없는 여름 방학을 보내는 방법이다.
방학 아르바이트 중 대어는 단연 관공서 아르바이트다. 관공서 아르바이트는 ‘대학생 알바의 꽃’으로 불릴 만큼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 중 하나다. 그래서 경쟁률도 수십 대 일을 기록할 만큼 높다.
동적이고 외부활동을 선호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근무조건을 선호하는 유형과 경력관리의 필요성이 큰 고학년 학생들에게 더욱 적합하다.
올해는 서울시청 등의 채용기간이 좀 앞당겨지면서 이미 전국 주요 시군구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채용이 시작됐다. 관공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조금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은 최근 여름방학을 앞두고 주요 관공서의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만 별도로 모아 서비스하는 ‘2013년 여름방학 관공서 알바 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 본청에서 550명을, 25개 자치구에서 1674명을 모집하는 등 총 2224명의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 그러나 시 본청과 마포구청, 강동구청 등은 이미 접수가 마감됐다.
서울시 및 산하 구청 아르바이트에 선발되면 오는 7월3일부터 약 한 달간 주 5일제로 하루 5시간씩 근무하며, 일급 2만9300원을 받게 된다.
이 밖에도 경기도 김포시청, 군포시청 등 다양한 지자체에서 모집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주요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하계 관공서 알바 프로그램 모집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수정 알바몬 과장은 “다른 아르바이트와 비교해 쾌적한 근무환경, 칼 같은 근무시간, 행정기관 업무 습득 기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학생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근무조건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경력 관리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최고의 아르바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유형의 학생들은 대기업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도 공략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삼성 등 대기업에서는 문서 수발, 서무 등의 단순 업무를 맡을 아르바이트를 수시로 뽑고 있다. 기업의 분위기를 익힐 수 있고 업무별로 담당 실무진들과 일할 기회가 생겨 앞으로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둬볼 만하다. 다만, 경쟁이 치열하고, 6개월 이상 장기 근무자를 선호해 재학생보다는 휴학생에게 적합할 수 있다.
경력관리보다는 다양한 경험 쌓기가 중요한 저학년 학생에게는 수영장, 리조트, 수상레포츠 등 시즌아르바이트가 적격이다.
올해도 덥고 긴 여름이 예상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시설 개장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어 수상스키 등 주요 레포츠 강사, 수상 안전 요원, 주요 휴양시설 현장 스태프 등의 아르바이트 모집시기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방학 이후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더라도 지원은 미리 서두를 필요가 있다.
전국 주요 관광지에 있는 펜션과 산장, 실내 스키장, 아이스링크 스태프 등도 여름휴가를 별도로 가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는 피서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일거양득의 아르바이트다.
멀리 나가기 싫고, 야행성의 성향이 있다면 찜질방이나 대형유통점, 멀티플렉스, PC방 등의 아르바이트도 관심 둘 만하다. 열대야에 고생하지 않고, 편의시설을 누리면서 돈도 벌 수 있어 야행성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적합하다.
돈 들여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어 회화 실력을 쌓으면서 외국인 인맥도 넓힐 수 있는 아르바이트도 있다. 외국어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를 고려해볼 만하다.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는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을 받고, 이후 게스트하우스 위치 및 주요 여행지 추천·안내, 하우스 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따라서 영어와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 회화 실력이 기본 이상이어야 업무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