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미 고용 딜레마..지원책 검토될 수도"

by지영한 기자
2010.07.03 09:07:10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 교수, 6월 고용지표 코멘트
"기업들, 더블딥 우려로 고용 꺼려지만 고용없이는 성장 못해"
"오바마 행정부, 또 다른 경기부양 프로그램 검토할 수도"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2일(현지시간) 미국의 6월 고용지표와 관련해 미국이 딜레마(a catch-22 situation)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 손성원 교수
예컨대 기업들이 더블딥 리세션 우려로 고용을 꺼리지만, 일자리가 없으면 경제는 성장할 수 없고, 고용성장과 소비지출은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2만 5000명 감소했다. 2010년 인구조사(센서스)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센서스 요원들이 22만 5000명 해고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들 공공부문을 제외한 민간부문 고용은 8만 3000명 증가했지만, 11만 명 정도를 예상한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이와 관련해 손성원 교수는 "경제활동 신규 참여자와 이민자, 인구통계 요소들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는 월간으로 최소 1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욱이 "미국 경제는 최근 리세션 기간에 약 800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다"며 "미국의 고용이 리세션이 시작되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교수는 특히 "이번 경제 회복기는 정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회복을 지속할 만한 충분한 모멘텀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가 장기적으로 고용 및 주택, 주 정부 및 지방 정부, 그리고 소기업 지원을 위해 또 다른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손성원 교수 코멘트.

"큰 그림으로 볼 때, 고용시장에 활력이 없다. 이번 경제 회복기는 정부 도움 없이, 자력으로 회복을 지속할 만한 충분한 모멘텀을 갖고 있지 않다.

현재 기업들은 더블딥 리세션 우려로 고용을 꺼리지만, 일자리가 없으면 경제는 성장할 수 없고, 고용성장과 소비지출은 제악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딜레마(a catch-22 situation)에 빠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장기적으로 고용 및 주택, 주 정부 및 지방 정부, 그리고 소기업 지원을 위해 또 다른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검토할 수 있다.

현재 직장이 없는 사람 중 약 50%가량은 27주 이상 일자리를 갖지 못했지만, 이들 장기 실업자 가운데 많은 사람은 급여가 좋은 일자리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주택시장은 더블딥 리세션에 놓여 있다. 은행들이 주택시장이 더욱 많은 (압류) 주택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주택 압류는 가속화될 것이다. 또 집값보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많은 주택은 15%에 달한다.

주택시장은 최근 경제회복 기간에 큰 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택지표는,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주택건설 일자리 전망도 고무적이지 않다.

또 주 정부 및 지방 정부 부문이 경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 부문은 경제성장에 0.25%포인트 도움을 줬지만, 앞으로 18개월 동안은 경제성장을 0.25%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소기업들의 고용이 부진한데, 이는 고용시장 그림에 활기가 없는 중요한 이유이다. 전형적인 경제 회복기에는, 소기업들이 고용창출의 상당부분을 담당했다. 그러나 이번 회복기에는 그렇지 못하다. 수요가 약한데다 소기업들의 신용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제조업 고용도 둔화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는 재고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제조업의 고용이 늘었지만, 고용이 바라던 수준까지 쌓이자, 생산을 늘려야 할 압력이 줄면서 제조업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

지금 제조업의 전체 일자리 수는 리세션 이전, 정점이었을 때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고 2007년 12월 이후 200만 개 이상의 공장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복구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노동 집약적 산업인 건설 부문 고용도 밝지가 않다. 이 분야의 유일한 힘의 원천은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관련된 공공부문 건설이었다. 그러나 경기부양 자금이 연말로 다가가면서 점차 고갈되기 때문에, 건설 고용은 재차 감소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고용 증가 규모는 경제가 요구하는 수준에 크게 미달했다. 일반적으로, 경제활동 신규 참여자와 이민자, 인구통계 요소들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는 월간으로 최소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최근 리세션 기간에 약 800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고용이 리세션이 시작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다."

◇ 손성원 교수 =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석좌교수. 경제학 박사. LA 한미은행장과 웰스파고은행에서 수석 부행장 및 최고 경제 책임자로 근무. 백악관 대통령 경제 자문회의 선임 경제학자. 2002년 `타임`의 경제 고문단 위촉.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WSJ) 선정 `최고 이코노미스트`. 2009년 WSJ 저널 선정 `톱5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