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강세` 뉴욕 일제 상승..다우 85p↑

by김기성 기자
2008.04.25 05:56:21

잇단 실적 실망 불구 메릴린치 배당금 유지 `호재`
포드 깜짝실적+달러 급반등+주간 고용호조 `버팀목`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로써 이틀 연속 올랐다.

스타벅스, 모토로라, 아마존닷컴 등의 실적 실망감과 17년래 최저치로 추락한 3월 신규주택판매에도 불구하고 메릴린치의 배당금 유지 발표 이후 금융주가 동반 오름세를 타면서 주요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메릴린치 호재`와 함께 달러 급반등, 주간 고용지표 호조 등이 신용위기 해결과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한 신뢰감을 키웠다.

포드자동차의 예상밖 분기 흑자 전환도 호재로 작용했다.

장중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기도 했던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85.73포인트(0.67%) 오른 1만2848.95로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28.92로 23.71포인트(0.99%)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89포인트(0.64%) 오른 1388.82로 마감했다.

◇`메릴린치 호재`..금융주 동반 상승

금융주가 메릴린치의 배당금 유지 발표와 애플랙 등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메릴린치(MER)는 배당금 유지 발표에 힘입어 7% 급등했다.

이 영향으로 씨티그룹(C)과 JP모간체이스(JPM)는 각각 4.6%와 4%씩 올랐다.

리먼브러더스(LEH)는 6% 전진했고, 골드만삭스(GS)는 5% 상승했다.

애플랙(AFL)은 실적 호전 소식에 3.9% 올랐다.

애플랙의 1분기 순이익은 4억7400만달러(주당 98센트)로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95센트를 넘어선 것이다. 애플랙은 또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 예상치를 종전의 13~15%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포드, 예상밖 흑자전환 `어닝서프라이즈 `..급등

세계 3위 자동차업체인 포드자동차(F)는 월가 예상을 뒤엎고 분기 흑자 전환했다는 소식에 11.7% 급등했다.

포드의 1분기 순이익은 1억달러(주당 5센트)로 전년동기의 2억8200만달러(주당 15달러)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강력한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5억2500만달러(주당 20센트)를 기록했다. 월가는 당초 주당 15센트의 순손실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 늘어난 435억달러에 달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존슨은 "포드가 치유 과정에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스타벅스, 모토로라, 아마존닷컴, 엑손모빌 `하락`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SBUX)는 연간 순이익 부진 전망에 10.4% 급락했다.

전날 장 마감 직후 스타벅스는 미국의 소비부진 여파로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이 종전 예상치인 87센트를 다소 밑돌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주당 97센트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2분기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15센트로 제시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인 21센트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모토로라(MOT)는 휴대폰 판매 부진으로 분기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는 소식에 3.1% 떨어졌다.

모토로라의 1분기 순손실은 1억9400만달러(주당 9센트)로 전년동기의 1억8100만달러(주당 8센트) 보다도 늘어났다.

다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순손실은 5센트를 기록, 월가 전망치인 주당 7센트 손실을 충족시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 급감한 74억5000만달러에 그쳐 기대치인 78억4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이는 4년래 최저 수준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유통업체인 아마존닷컴(AMZN)은 월가 기대치를 넘어선 1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게 악재로 작용, 4% 뒷걸음질쳤다.



아마존닷컴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를 종전의 9억8500만달러에서 9억4000만달러로 낮췄다.

세계 최대 원유 메이저인 엑손모빌(XOM)은 유가 급락 영향으로 1.7% 밀렸다.

◇달러 급반등-유가 급락

달러 가치가 유로에 대해 급반등했다. 그 결과 유가는 급락했다.

오후 3시38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5679달러로 전일대비 2.09센트(1.31%) 급락했다. 장중 한때는 1.5% 추락하면서 2004년 이후 4년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존에 속해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기업체감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데 따른 것. 반면 미국의 주간 고용 지표와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호조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행진이 끝나가고 있다는 전망도 달러 강세에 한몫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오는 30일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을 78% 반영하고 있다. 나머지 22%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일주일 전만해도 전혀 가격에 담겨있지 않았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날 프랑크프루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 "유로 강세가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달러 가치 급반등의 영향으로 급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2.24달러(1.9%) 떨어진 배럴당 116.06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14.30달러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美 주간고용 `호조`..신규실업수당청구 `예상밖 감소`

미국의 주간 고용 사정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예상밖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2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전주대비 3만3000명 줄어든 34만2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3000명 증가했을 것이라는 월가 예상치를 밑돈 것이다.

추세를 잘 보여주는 4주 평균은 36억9500명으로 7250명 감소했다.

일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도 293만명으로 6만5000명 줄었다. 반면 4주 평균은 2만500명 늘어난 296만명을 기록했다.

◇美 3월 신규주택판매 17년 최저..`바닥은 멀었다`

미국의 주택경기가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8.5% 감소한 연율 52만6000채(계절조정)를 기록, 17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연율 57만7000채를 크게 밑돈 것이다. 전년동월대비로는 36.6%나 급감했다. 2월 신규주택판매도 종전의 59만채에서 57만5000채로 햐향 조정됐다.

특히 신규주택 판매가격(중간값)은 22만7600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3.3% 내려 38년래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택재고는 46만8000채로 줄어들긴 했으나 주택판매가 워낙 부진했던 탓에 판매대비 재고비율이 11개월에 달해 지난 1981년 이래 27년래 최고치에 올라섰다.

리먼브러더스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드류 매터스는 "주택경기침체가 단기간내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며 "2분기도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 3월 내구재주문 3개월 연속 감소..운송장비 제외 수치는 호조

미국의 내구재 주문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심한 운송장비를 제외할 경우 월가 기대치를 넘어섰다.

상무부는 3월 내구재주문이 전월대비 0.3%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반면 내구재 재고는 1.1% 증가했다.

설비투자를 의미하는 핵심 자본재(방산·항공 제외) 주문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내구재주문의 부진은 자동차부문의 침체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아메리칸 엑슬의 파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주문은 4.6%나 감소했다.

하지만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1.5% 증가, 예상치인 0.5%를 크게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