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대통령 따로 국방장관 따로

by조선일보 기자
2006.08.26 10:41:34

尹국방 “北 핵보유 의심 안해”
盧대통령 작년 “솔직히 잘몰라”
潘외교는 “北 핵실험에 대비”

[조선일보 제공]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윤광웅(尹光雄) 국방부장관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대통령·국방장관 평가 엇갈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 출석,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가”라는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정부 공식 입장이 북한 핵무기 보유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되는가”라고 이 의원이 다시 묻자 “북한이 지금 (핵무기) 1~2개를 갖고 있는 걸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그동안 윤 장관의 이런 입장과 상당히 다른 언급을 했다. 작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노 대통령이 “솔직히 그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돼 있다. 또 올해 8월 13일 4개 신문 논설위원과의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 보유에 대해 중국은 그리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기술도 높게 보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 북한의 핵보유 여부를 둘러싸고 정부 내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평양의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선군혁명 영도 46주년 중앙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北 핵실험에 대비하고 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부장관은 이날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외통위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최근 언론보도에 대해 “정부로서도 관련 국가와 정보교류를 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또 북한이 과거 파키스탄에서 비밀리에 핵실험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이해봉(李海鳳)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에 대해 들어본 바 없다”고 말했다.

◆한·중, 북한 핵실험 방지 공조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안보실장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한국과 중국은 기본적으로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확실히 같이했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역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런 배경을 깔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말도록 압력을 가해달라’고 중국측에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그건 압력의 문제가 아니라 협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송 실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채택된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방안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상황이 비교적 엄중하기 때문에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