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투자 이렇게 하면 실패없다

by조선일보 기자
2006.08.17 07:30:22

집을 사지말고 환경을 사라
美 부동산도 버블 논란 휩싸여 자칫하면 ‘악성 미분양’주택 구입
지역 취업률·범죄율·좋은 학교 등 따져야



[조선일보 제공] 정부의 해외 부동산투자 자율화 조치로 해외 부동산투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오히려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올 상반기 신규주택 판매량은 59만8000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9%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인 고급주택 업체 톨 브라더스의 5~7월 주택 계약 물량이 지난해보다 45%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불황에 대한 우려 강해

톨 브라더스는 현재의 주택건설 경기가 40년 만에 최악이라며 신규주택 과잉공급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주요 주택업체의 평균 주가가 지난 1년간 30% 정도 하락할 정도로 불황을 우려하는 시각이 강하다.

90년 초반 미국에서도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진 적이 있다. 한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많은 캘리포니아 LA지역의 경우, 1990년 주택 중간가격이 22만2200달러에서 96년 17만6300달러로 20.7%가 하락했다. 중간가격은 전체 주택을 가격순으로 배열, 중간에 위치한 주택의 가격이다. 한국의 평균가격과 비슷한 개념으로 쓰인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하락률은 34%. 한국과 달리, 주택가격 대책을 시행하지 않는데도 미국에서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금리 때문이다.

주택가격에 가장 민감한 30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004년 5.81%에서 최근 6.63%까지 올랐다.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LA의 경우, 2001~2005년까지 150%, 연간 20% 정도 집값이 급등했다.

◆버블 붕괴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집을 판 뒤 가격이 하락하기를 기다리는 버블시터(Bubble Sitter)가 늘고 있다고 CNN머니가 최근 보도했다. 집값 하락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미분양 주택을 늘리고 있다는 것.

2년 전 집을 판 이코노미스트 딘 베이커씨는 “지금은 집을 사기 좋은 시기가 아니다”며 향후 집값 하락을 확신했다. 반면 콜드웰뱅커의 짐 길레스피 사장은 “금리인상이 중단되면 주택수요가 다시 되살아나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 버블 논쟁에도 미국의 주택가격은 당장 급락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한 지역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국 평균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0% 정도 오른 상태. 금리 역시 지난 30년간 평균 금리(9.3%)를 감안하면 고금리가 집값 버블붕괴를 초래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고 투자해야

개인들의 부동산 해외투자가 자율화되면서 미국부동산 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집값 하락을 확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지 사정을 제대로 체크하지 않으면 ‘악성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어떤 주택을 구해야 할까. 미국 재테크 전문지 머니지의 설문조사 결과, 주택 선택의 기준은 ?지역의 취업 기회(14%) ?좋은 학교(11%) ?낮은 범죄율(8%) ?예술과 여가장소(6%) 등이다.

이 잡지는 주택 재테크 포인트로 ?구입하려는 주택 주변의 최근 3개월간 거래가격을 파악하라 ?대출조건을 잘 따져라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라 ?취학연령 자녀가 없더라도 학교가 좋은 지역을 골라라 등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야후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역별 교육, 범죄율, 대졸자 비율, 주민소득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참조할 만하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미국은 전체적인 시장 상황보다는 지역 경기에 따라 집값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적인 특성을 잘 관찰한 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