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3.10.12 05:00:00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가 그제(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10월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2.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7월 전망(2.4%) 때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락은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4.2%로 7월 전망(4.5%) 때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IMF는 지난달 한국과의 연례 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경우 한국의 경제 성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IMF의 시선이 어둡다. IMF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IMF는 1년에 4번(1·4·7·10월)에 걸쳐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올해 성장률의 경우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2.9%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후 올 7월까지 5회 연속 하향 조정을 통해 1.4%까지 끌어내렸다. 1년 반 만에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이런 추세는 내년 성장률도 별로 다르지 않다. IMF는 지난해 10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으나 이후 1년간 3회의 하향 조정이 이뤄져 2.2%까지 떨어졌다.
이 정도면 IMF가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밥 먹듯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는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경제 전체의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때도 한국만 나홀로 하향 조정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과거 고도성장을 지속하며 세계에서 경제 우등생이란 평가를 받았던 한국이 이제는 저성장의 함정에 빠져 열등생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봐야 한다.
IMF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에도 3고(고유가·고금리·고환율)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미국 연준(Fed)의 초긴축 지속으로 고금리와 고환율의 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가 3고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려면 구조 개혁을 통해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근원적인 처방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