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도쿄 갤럭시 스토어 가보니…韓日 훈풍타고 하루 3000명 북적

by최영지 기자
2023.05.29 07:11:00

하라주쿠 갤럭시, 7층 매장 전체에 고객경험 총망라
제품 안내는 기본…미디어아트·BTS 전시에 관심집중
日 시장점유율, 샤프 제치고 2위…애플 추격 본격화
8년 만에 없앴던 ''삼성'' 로고 부활…"인지도 높일 것"

[도쿄(일본)=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베스트셀러 제품은 단연 ‘갤럭시 S23’이죠. 그다음 ‘갤럭시 Z플립4’가 인기 제품이고요. 많을 땐 하루 3000명 이상이 이곳을 방문하는데, 삼성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일본인이 최근 들어 늘어나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지난 25일 찾은 일본 도쿄 시부야구 하라주쿠 소재 갤럭시 제품 전시장인 ‘하라주쿠 갤럭시’. (사진=최영지기자)
갤럭시 하라주쿠 3층 ‘갤럭시&팀라보’에서 방문객들이 공룡숲 미디어아트를 체험하는 모습.
지난 25일 오후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하라주쿠 갤럭시’. 제품 안내를 담당하는 현지 직원은 반갑게 기자를 맞이하며 최근 일본 내 인기가 높아지는 갤럭시 제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하라주쿠 갤럭시는 삼성전자가 상설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 쇼케이스 매장이다. 2019년 3월 문을 연 하라주쿠 갤럭시는 방문객들이 건물 곳곳에서 다채롭고 새로운 인터랙티브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고객경험이 실현되는 모습을 생생히 엿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제품에 ‘SAMSUNG(삼성)’ 로고가 다시 쓰인 게 눈에 띄었다. 최근 회복하는 한·일 관계 기조에 힘입어 ‘갤럭시 S23’ 등 플래그십 모델 판매에 집중, 일본 모바일 시장 1위를 기록 중인 애플을 본격 추격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삼성전자 직원이 방문객에 갤럭시 S23 울트라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최영지기자)
평일 낮이었음에도, 매장 입구는 일본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매장 직원은 “하루에 1000~2000명은 기본으로 제품 체험·구매를 위해 방문하고 있다”며 “2주 전 연휴 땐 3000명이 넘는 사람이 매장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이날도 전 층에서 제품 체험 이벤트가 진행돼 지상 7층·지하 1층 규모 건물 내 엘레베이터와 계단을 분주히 오르내리는 방문객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각각 제품 판매·애프터서비스(AS)와 제품을 만져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까지는 일반 쇼케이스 매장과 다르지 않다. 차별화 고객경험 추구를 위해 2~7층에 제품을 100%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채웠다. 2층에는 휴대폰 액세서리를 직접 만드는 ‘My Galaxy’ 존과 카페가 있고, 3층 ‘갤럭시&팀라보’ 공간에서는 공룡 숲으로 조성된 미디어아트를 즐길 수 있다. 제공받은 갤럭시 S23 제품을 이용해 여러 종류의 공룡을 잡아서 만지고 관찰하는 식의 게임을 즐기고 이 같은 배경에서 사진촬영도 할 수 있다. 어두운 장소에서 다채로운 색감을 잡아내는 ‘나이토그래피’ 기능도 체험할 수 있다. 일본어뿐 아니라 영어도 제공돼 개인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담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여럿 있었다.



됴쿄에 거주하는 마무로(43·남)씨는 “아이와 함께 공룡 미디어아트를 보고 제품도 이용할 수 있어서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격이 일본에서 비싼 편이지만 이번 경험으로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했다.

갤럭시 하라주쿠 3층 ‘갤럭시&팀라보’에서 공룡숲 미디어아트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대기하는 모습. (사진=최영지기자)
6층은 ‘퍼플 플로어’로 전체 공간이 갤럭시 광고모델인 BTS 팀의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가득했다. 다른 층에선 갤럭시 S23 제품 소개에 주력했다면 여기선 ‘보라 퍼플’ 색상의 갤럭시 Z플립4가 주를 이뤘다. 이 공간에는 BTS 멤버 사진과 갤럭시 Z플립4 모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팬들이 모여 있었다.

갤럭시 하라주쿠 6층은 ‘퍼플 플로어’로 갤럭시&BTS 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최영지기자)


삼성전자 MX사업부의 마케팅 거점인 갤럭시 하라주쿠에선 고화질 제품 경험과 BTS 효과 등 차별화한 고객경험을 그대로 실현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그간 최고의 고객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 모바일이 반등하는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10.5%로, 샤프(10.1%)에 근소하게 앞서며 2위를 차지했다. 앞서 일본 내 삼성전자 모바일 점유율은 2017년 5%대에 불과했으며 2021년 9.7%로 올랐으나 일본 샤프(10.0%)에는 밀리던 상황이었다. 최근 양국 관계 훈풍을 타고 일본 내 1위인 애플 점유율(56.1%)을 바짝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015년 일본에 판매하는 갤럭시 모델에서 삼성 로고를 지운 방침을 바꿔 지난 3월부터 다시 제품에 로고를 입혔다. 2015년 갤럭시 S6 출시 이후 8년 만이다. 갤럭시 하라주쿠에서도 삼성 로고를 단 갤럭시 S23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간 회사명을 빼고 갤럭시 브랜드로만 제품을 판매한 시장은 전 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하라주쿠 마케팅으로 갤럭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데다, 호실적을 기록 중인 갤럭시 S23 시리즈와 이후 출시할 신제품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 모바일 제품에서 그간 없앴던 SAMSUNG 로고를 다시 선보인 모습. (사진=최영지기자)
갤럭시 하라쿠즈 4층의 ‘갤럭시&유튜브 쇼츠’ 체험을 위해 대기 중인 관람객들. (사진=최영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