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와 맞대결' 이광재 "이번 선거에 운명 걸었다"[인터뷰]

by박기주 기자
2022.05.06 06:00:00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 인터뷰
"강원도민 행복 중요…레고랜드, 문화콘텐츠 도시로"
"강릉고·춘천고 명문대 진학률 옛말…대대적 교육 투자할 것"
“尹 정부와의 협치, 문제 없다”

[이데일리 박기주 이유림 기자] “이광재가 도지사되는 것보단, 강원도민이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죠.” 10여년 만에 다시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광재 후보는 “출마 전 가장 큰 고민은 ‘과연 내가 강원도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였다”며 차기 강원지사로서의 청사진을 설명했다.

자신을 ‘강원도에 많은 은혜를 입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그는 “이번 선거에 운명을 걸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강원도를 고품질 교육과 기업이 공존하는, 청년들이 유입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레고랜드’와 관련해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콘텐츠 문화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노진환 기자)
이 후보는 지난 3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강원지사 출마를 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독립운동을 하는 거냐’고 했다. 국회에 있으면 원내대표도 하고 편안한 길 갈 수 있는데 왜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우려했다”며 “(지역구인) 원주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지만 강원도를 다시 세우는 게 삶의 보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강원도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가주의’에 갇힌 현실을 지적했다. 거대 담론에 대한 논쟁으로 일자리나 주택, 교육과 보육 등 실질적 생활 개선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추진했던 세력이 국가주의에 빠져 있었다. 일자리, 교육, 노후 연금 문제를 모두 개인에게 맡겨놓은 것”이라며 “이젠 죽음의 정치를 끝내고 생명의 정치를 할 것이고, 이제 이 길을 명확하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할 방안으로 교육과 기업 도시를 꼽았다. 5일 개장한 춘천의 ‘레고랜드’와 연계한 개발 계획은 이러한 이 후보의 구상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13세 이하의 아동들이 이용하는 레고랜드 인근 강원도청 신청사에 교육 테마파크를 만들어 그 이상의 청소년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인근 문화산업진흥원엔 문화·콘텐츠 산업을 이끌 ‘버츄얼(virtual) 스튜디오’를 만드는 일종의 벨트를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전을 추진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유치해 춘천을 문화·콘텐츠·교육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레고랜드의 부정적인 면을 줄여나가며 긍정적인 면을 키워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테마파크의 위치가 워낙 좋기 때문에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춘천의 가능성이 훨씬 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에 대한 투자 강화로 수도권으로 학생들이 유출되는 현 강원도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옛날엔 강릉고나 춘천고에서 전국 명문대 진학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 이젠 없다. 지금은 학생들이 다 빠져나가기 때문”이라며 “대대적인 투자로 보육과 교육 부분에서 안정적인 최고의 질을 제공하면, 이를 위한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층도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노진환 기자)
다만 이 후보의 여건은 좋지 않다. 강원도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승리한 지역이기도 하고, 최근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에게 5~9% 포인트 가량 밀리고 있다는 복수의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후보는 출마 선언 전 민주당에 △강원특별자치도 법안의 조속한 통과 △서울·강원도·충청도·경상도 광역철도망 연결 △강원·경상 동해안에 국가적 차원의 재난방지 프로젝트 추진 △강원 접경지역 10만 국군장병을 디지털 강군으로 인재 개발 △인구소멸지역 일정 규모 이하 주택 1가구2주택 제외 등 5가지를 조건을 제안했고,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처럼 다수당인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윤석열 정부와의 협치에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이 후보의 판단이다. 그는 “협치가 잘 되려면 지방 정부의 사업계획서가 좋아야 한다. 발전에는 여야가 없기 때문”이라며 “난 사업 계획서를 잘 만들 능력이 있고, 여야 국회의원들과도 잘 지낼 수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김진태 후보를 상대로 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황상무 전 KBS 앵커가 출마했으면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 것”이라며 “전국에서 지금 강원도쪽으로 ‘이광재가 출마한 이번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응원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강원도민에게 득이 되는 도지사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