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 재개발 지연에 인천시 '보존 용지' 결정…IPA 반발

by이종일 기자
2021.08.26 05:50:00

해수부, 마스터플랜과 달리 추진 지연
LH 빠진 뒤 공모 통해 IPA 협상자 선정
착공까지 1~2년 소요 전망…일정 밀려
인천시 "사업지 보존 용지로 바꾼 뒤 협의"
IPA, 용지 변경 반대…"사업 지체 우려"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 구역 위치도(빨간색 점선 안). (자료 = 해양수산부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해양수산부의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 지연 등으로 인천시가 해당 부지를 보존 용지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인천항만공사(IPA)는 대상지가 보존 용지로 바뀌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인천시와 IPA에 따르면 시는 최근 해수부, IPA 등에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안’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첨부한 계획안에는 1·8부두 재개발 대상지 42만8000㎡를 시가화 용지에서 보존 용지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는 이달 말까지 해수부, IPA 등의 의견을 반영해 계획안을 보완하고 이르면 오는 10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2040 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도시기본계획상 해당 부지가 보존 용지로 바뀌면 재개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시는 1·8부두 재개발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원하지만 해수부의 사업 지연과 바다 경관 훼손 우려 때문에 보존 용지 지정 방침을 정했다.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에는 1·8부두 재개발 사업을 2020년 시작하고 건축 공사를 2024년 완공하는 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이 사업에 참여하려고 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빠지면서 추진 일정이 뒤로 밀렸다.



해수부는 뒤늦게 제 3자 제안 공모를 진행해 이달 초 IP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협상 등을 거치면 앞으로 착공까지 1~2년이 소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해수부는 1·8부두 재개발 착공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시민은 재개발이 빨리 이뤄져 부두가 개방되기를 원하지만 추진 속도가 더디다”고 말했다. 이어 “해수부는 내항 1·8부두의 무역 기능 폐지도 아직 이행하지 않았다”며 “IPA의 재개발 계획상 1·8부두 중심부는 공원·녹지 주변 건물로 인해 바다 경관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해수부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당장 공사하지 않는 사업 대상지를 보존 용지로 변경해 놓고 협의를 완료한 뒤 착공 일정에 맞춰 다시 시가화 용지로 바꿀 예정이다. 그러나 해수부와 IPA는 사업이 지체될 것을 우려하며 보존 용지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천시가 해당 부지를 보존 용지로 지정하면 공사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며 “우려 의견을 인천시에 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1·8부두 재개발은 사업자가 선정돼야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알 수 있다”며 “빠르면 올 연말 IPA와 협상을 완료하고 내년 말 착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IPA 관계자는 “인천시가 보존 용지로 지정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사업화 계획을 함께 협의한 상황에 이제 와서 보존 용지로 바꾸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8부두 중심부는 저층(5~6층 이하)개발을 할 것이기 때문에 경관 훼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