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株 돌아오기 전까지 기댈만한 4가지 테마

by고준혁 기자
2020.10.02 07:01:00

미중 갈등, 11월 미국 대선 등 변동성 확대 불가피
배당주, 자산주, 美수출주, 컨택트주 등 제시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증시 반등을 이끌던 기술·성장주가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미·중 갈등과 11월 미국 대선, 코로나19의 재확산 등으로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러한 혼란기에 전문가들이 꼽은 성장주 대안이 될 만한 4가지 테마를 소개한다.

(사진=AFP/연합뉴스)
국내 증시에서 배당주는 매년 11월을 전후로 강세를 보이는 계절성을 갖고 있다. 국내 상장 기업의 98% 이상이 12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배당 역시 12월 말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여름이 끝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배당주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실적이 타격을 입으면서 배당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실적 부진이 예고된 에너지와 은행 업종 및 배당금 비중이 큰 자동차 업종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 상황에서 그간 변동성이 컸던 구간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배당주 투자는 유효할 것으로 점쳐진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은 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휴업 상태인 건 맞지만, 상장사 제조 기업 중 3년 이상 성숙 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나 SK텔레콤(017670) 등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유입되는 성숙 기업에 대한 배당주 투자는 유효할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자산주의 매력은 부각된다. 성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할 때 기댈 곳이 돼 주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대비 가진 자산 규모가 큰 회사이지만, 주가 흐름은 부진한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영풍(000670)의 경우 2분기 말 순현금은 3720억원으로 대략적인 시가총액 9000억원의 약 40%에 달한다. 고려아연에 대한 지분 26.9%는 약 2조원 수준에 달해 되레 시가총액보다 많다. 여기에 종로 영풍문고빌딩과 논현동 영풍빌딩 및 옆 건물의 장부가 합은 4750억원에 달한다. 종합하면 총 자산가치는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돼 시가총액의 3배 이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영풍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처분이 지연돼 해당 가치를 빼더라도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 끝에 항상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자산주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단순히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자산주로 판단해선 안 된다”며 “해당 부지가 향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몇 개 안 되는 금싸라기 땅 같은 경우 자산 매력은 생기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현재와 같은 저금리 지속 상황에선 자산 가치만으로 주식을 매수하기엔 다소 무리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관점에선 성장주의 반대편에 있는 가치주에 대한 비중 확대도 추천된다. 가치주를 수요 부문별로 나눠보면 △소재·산업재 △미국향 소비 △중국향 소비 △내수소비로 볼 수 있는데 이 가운데 미국향 소비 주식이 가장 양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지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 회복이 가장 빠른 곳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가치주 중에선 미국향 수출주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의 대안으로 대형 가치주가 부상하고 있는데, 가치주 아웃퍼폼이 어느 정도 이미 진행됐단 점에서 가치주 플레이의 범위와 기간을 어느 수준까지 가져가야 할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라며 “국내의 경우 10월 애플의 ‘아이폰12’ 공개와 맞물려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011070)과 초고용량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하는 삼성전기(009150)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등으로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관련주들은 독보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바이러스에 익숙해 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출근을 정상화시키고 있다. 이에 직접 출근해서 작업을 해야 하는 생산과 투자 등이 진행되면서 반도체 등 중간재에 해당하는 산업의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백신이 개발되면 단기적으로 여행과 레저 등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컨택트 관련주들도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7월 말쯤부터 미국의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되자 기업들이 영업과 출근을 정상화하면서 생산과 투자는 바닥을 찍게 됐다”며 “미국 생산 및 투자와 관련 깊은 IT·하드웨어와 반도체 등 중간재로 관련주는 벤치마크 대비 아웃퍼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10월 말쯤 백신의 3상 결과가 발표되면 컨택트 관련주인 여행과 레저, 화장품, 외식 등의 업종도 단기적인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로 모두 부진한 주가를 기록 중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유대하고 사회를 만들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과 관련된 업종”라고 강조했다.
(자료=다수 증권사 리서치센터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