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이동제한 여전한데 카지노주는 왜 오를까

by오희나 기자
2020.04.18 06:00:00

파라다이스·GKL, 이달에만 각각 20%, 14% 이상 올라
글로벌 이동제한 해제시 가장 빠른 반등 기대감
"코로나19·경쟁심화 불확실성 높아 관망해야"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이동제한이 지속되는 가운데 카지노주들의 주가는 오히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객 감소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지만 이동제한이 풀리면 가장 빠르게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7일 카지노·복합리조트 업체 파라다이스(034230)는 전거래일보다 700원(4.71%) 오른 1만5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20% 이상 올랐다. 강원랜드(035250)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GKL(114090)(그랜드코리아레저)은 이날 소폭 올랐지만 이달에만 각각 25%, 14% 이상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진 가운데 방역모범 국가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동제한이 풀리면 빠르게 반등할 뿐만 아니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항공 노선 중단과 영업장 휴장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시아 카지노 2~3위국인 필리핀, 싱가포르의 코로나19가 악화되고 있다”면서 “마카오는 여전히 중국인 입국에 보수적이고 한국도 외국인 입국 시 2주간 자가격리이기는 하나 방역 역량을 감안할 때 필리핀, 싱가포르 보다는 빨리 중국인 입국이 허가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마카오는 중국인 비자 발급이 여전히 쉽지 않고 4월에는 홍콩과 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 운행도 중단한 상황이다. 아시아에서 2번째 규모인 필리핀은 누적 확진자가 5000명, 사망자는 300명을 초과하면서 모든 외국인 입국이 금지됐다.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의 봉쇄령을 4월 말까지 연장했다. 싱가포르는 최근에 급격히 안 좋아졌다. 방역 모범국이었으나 3월 개학을 강행한 이후 집단감염 사례가 확산되면서 하루 확진자가 300여명을 넘어간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아시아 카지노 시장 규모는 연 58조원, 월 규모는 약 5조원 수준인데 한국은 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만약 중국인 VIP들이 한국에만 올 수 있는 이슈가 단기간 발생하게 되면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지노주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져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관망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휴장으로 인한 손실 뿐만 아니라 경쟁 심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94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으로도 영업이익이 129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GKL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전년대비 1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전년대비 21.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카지노 독점기업인 강원랜드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09억원으로 전년대비 67.3% 감소하고 연간으로도 3754억원으로 기록해 25.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임시 휴장, 외국인 입국자 제한조치 등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주요 고객층인 중국과 일본 VIP의 수요가 모두 회복되는 시점에는 강력한 실적 개선이 전망되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파라다이스시티의 매출 성장과 이익 개선도 주춤할 것으로 보여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수요도 불확실한 상황인데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점이 우려 요인”이라며 “상반기내로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도에 대규모 카지노 복합 리조트 개장을 앞두고 있는데 카지노 규모가 GKL 영업장 3개를 합산한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은 대부분 정켓업체들에게 의존할 계획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우리나라 카지노 사업자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에 국한된 이슈였다면 가장 영향을 덜 받는 카지노 수요는 분명 즉각 온전히 회복이 가능했겟지만 업황이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관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