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민주당의 가짜뉴스 삭제를 거부했을까..여야 공방

by김현아 기자
2018.10.30 03:46:51

구글 "독일법도 가짜뉴스규제는 아냐..구글 가이드라인에 문제 없었다"
5.18 북한군 침투 주장 영상은 소송중..삭제 안 돼 정부광고도 붙어
지우라는 민주당..삭제에 이의제기 요구한 한국당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왼쪽)와 멍 샤오윈 화웨이코리아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제공
29일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선 구글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했다. 국내 매출과 세금 공개 거부, 개인정보보호 등에서의 국내 인터넷기업들과의 역차별 규제 등도 제기됐지만, 치열한 여야 공방을 불러일으킨 것은 소위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에 대한 구글의 태도였다.

민주당 가짜뉴스특위(위원장 박광온)는 지난 15일 구글 코리아를 방문해 명백한 국내법 위반 소지가 있는 104개의 콘텐츠에 대해 구글에유튜브에서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구글은 거부한 바 있다.

왜 구글은 삭제를 거부했을까. 이를 두고 △민주당은 국내 법 미비와 함께 구글의 오만함을 질타했고 △한국당은 삭제하지 않은 게 맞다며 유튜브 개인방송 콘텐츠 삭제 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특위가 삭제를 요구한 유튜브 영상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이 침투하여 일으킨 폭동’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영상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해 삭제가 결정됐지만 유튜브는 삭제하지 않았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독일에선 ‘소셜네트워크(SNS)내 법 집행 개선법(NetzDG)’에 따라 24시간 내에 삭제하는데 왜 한국과 다른가”라고 물었다.

이에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고 답했다.

또 “독일법은 따르지 않으면 과징금 액수가 엄청나다”면서도 “목적이나 의도는 좋지만, 있다”고 부연했다.

존리 사장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 한국 역사에서 비극적인 사건인 건 잘 알지만 어떤 것이 사실이고 아닌지 세부적인 내용은 답변하기 어렵다”며 “(5.18이 군부독재에 의한 헌정질서 파괴 행위로 대법원이 결정한 것과 관련) 대법원의 결정을존중하나 대부분의 판결이 허위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은 아니다. ”고 말했다.

구글의 11개 자체 가이드라인 기준에 민주당 가짜뉴스 특위가 요구한 콘텐츠는 해당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독일법이 가짜뉴스보다 혐오 표현 방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건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김유향 국회 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팀장은 “독일법은 가짜뉴스 대응법이라기보다는 가짜뉴스를 비롯한 각종 혐오·증오 발언의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심위 통신소위에서 5.18 북한군 침투 주장 영상은 삭제로 결정됐지만 소송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상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삭제로 조치됐는데 에 있다”며 “저희는 주어진 권한으로 판단했고 법적인 판단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심위와 국내 회사들은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이 있어서 이런 경우 협력을 촉구하는데 해외 사이트는 협조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부연했다.

해당 영상에 대한 법적인 판단이 내려지지 않으면서 으로 나타났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5.18은 폭동이고 1급전쟁 범죄다 등의 영상에 방통위, 국군 등 정부의 공익광고가 붙어 있다”며 “미국에선 IS 등의 선동 영상에 미국 기업 광고가 뜨자 기업들이 보이콧을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방심위 심의규정에는 소송이 제기되거나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 다툼의 여지가 있을 경우 유사 콘텐츠에 대한 심의를 중지하게 돼 있다. 이번 5.18 북한군 침투 주장 영상도 마찬가지다.

이종걸 의원은 “지만원 씨가 만든 영상(가짜뉴스)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올리는 상황에서 소송 제기 시 방심위가 삭제를 결정해도 해결이 안 되는가. 그렇다면 같다. 안 되면 국회에서 해야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유튜브는 하루평균 96만건의 콘텐츠를 삭제하는데 적절한 삭제 사유가 공개 안 되면 자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를 둔다든지, 해당 유튜브 영상 담당자에 고지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가짜뉴스 논란과 관련 “고성국TV, 신의한수, 정규재TV 등은 언론성이 있을 것으로 보기에 허위조작정보로 생각되지 않는다”며 “국민 상식에 벗어나는 걸 의도적으로 만들어 퍼뜨리는 게 대상이지, 적어도 제가 있는 한 절대로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