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조희팔 은닉재산 찾아라"…최대 320억 포상금 내건 법원

by한광범 기자
2018.02.09 05:00:00

법원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 은닉 재산 찾기 나서
결정적 제보자에 은닉재산 5~20% 상당 포상금 지급
1조대 사기 혐의로 징역 15년 확정..피해자만 1.2만명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 정의연대 관계자와 IDS홀딩스 피해자들이 IDS홀딩스 투자사기 사건과 관련해 배후를 철저히 밝혀줄 것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제2의 조희팔’로 불리는 다단계 회사 IDS홀딩스 대표 김성훈(48)씨에 대해 법원이 파산절차에 돌입했다. 법원은 16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김씨의 은닉재산을 찾기 위해 결정적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법원이 피의자의 은닉재산 추적을 위해 포상금을 내건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환수한 돈은 채무 변제를 위해 사용된다.

서울회생법원 파산22부(재판장 안병욱)는 7일 1조원대 다단계 사기 혐의로 징역 15년의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김씨에 대해 파산선고결정을 했다. 파산선고는 파산절차에 돌입하기로 결정하는 것으로 채무자의 면책결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법원은 향후 김씨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조사하고 이를 환산해 채권자들에게 공평하게 배분하게 된다. 김씨 형사 재판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IDS 해외법인 설립과 인수비용으로 609억원이 송금됐고 김씨가 받은 투자금 중 1000억원의 사용내역이 밝혀지지 않았다.

법원은 이들 돈이 국내나 해외에 은닉돼 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은닉 재산을 찾기 위해 결정적 신고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사문화됐던 채무자회생법상 보상금 지급 규정을 활용해 채권자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의 협조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닉재산 회수에 결정적 기여를 한 신고를 경우 관련 은닉재산의 5~20% 사이의 보상금을 지급받게 된다. 제보로 1600억원대 은닉재산을 모두 찾게 되면 제보자는 최대 320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법원이 적극적으로 포상금을 내걸고 은닉재산 찾기에 나선 것은 김씨 재산에 대해 추징이나 몰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IDS 다단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손실을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기죄는 뇌물죄와 달리 몰수나 추징의 병과대상 범죄가 아니다”며 “검찰이 범죄수익 환수에 나설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김씨에게 확정된 형은 징역 15년이 전부다.

김씨는 2008년경 IDS를 설립해 “FX 마진거래 수수료 수입 등으로 원금과 수익금을 상환해 주겠다”며 투자자 1만2000여명으로부터 1조855억원을 끌어모았다.

그는 약속한 고율의 수익금을 지급할 자산이나 수익사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돌려막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았다. 김씨는 같은 범행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범행을 계속했다.

검찰은 2016년 9월 김씨에 대해 특경법 사기와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는 1심 징역 12년에 이어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한편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은 경찰관 2명을 특진시켜 IDS 사건을 수사 중인 영등포경찰서에 배치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IDS 측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오는 22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보좌관 김모씨도 IDS 측의 부탁을 받고 구 전 청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