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집값에 경매 고가낙찰도 '남는 장사'

by이진철 기자
2017.12.08 05:30:00

[이데일리 이진철 원다연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법원 경매 투자자들은 감정가를 웃도는 고가 낙찰을 받더라도 시세 차익에서 큰 이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가 경매정보 제공업체 지지옥션과 함께 11월 한 달간 서울지역 법원경매에서 낙찰된 70건의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가운데 같은 기간 신고한 실거래가와 비교가 가능한 같은 단지·같은 면적 아파트 12곳을 분석한 결과 낙찰가격이 거래가보다 평균 5017만1892만원 저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가 넘는 고가 낙찰됐더라도 시세 대비 최고 1억원 이상의 시세 이득을 본 단지도 있었다. 지난달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서초구 잠원동 ‘잠원 노블레스’ 152㎡형은 두 명이 응찰해 감정가(9억8800만원)의 120%인 11억8100만원에 낙찰됐다. 비슷한 시기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의 실거래가는 13억원으로, 낙찰자는 경매을 통해 시세보다 1억1900만원 싸게 집을 마련한 셈이다.



경매시장에선 통상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면 시세보다 비싸게 고가 낙찰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파트 경매물건은 통상 경매 진행 5~6개월 전에 감정가가 매겨진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올해처럼 집값 급등기에는 감정가 대비 시세가 많이 올라 다소 높은 가격에 낙찰을 받더라도 상당한 시세 차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에 부쳐진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165㎡형도 낙찰가율이 102%를 기록했지만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1억1500만원이나 저렴했다. 이 아파트는 5명이 달라붙어 감정가(23억3500만원)보다 5000만원 높은 23억8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 동일면적의 시세는 24억~25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