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달걀 뚫은 열쇠구멍…허정 '거울'
by오현주 기자
2017.04.10 00:10:01
2016년 작
'음양' 상징하는 열쇠구멍 반복 패턴
세상사물 정신적 연결하는 통로 의미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밤하늘의 이지러진 달 같기도 하고, 어두운 허공에 내걸린 달걀인 듯도 하다. 정작 작가는 ‘거울’(Mirror·2016)이란 제목을 붙였다.
달이든 달걀이든 거울이든 사실 상관없다. 눈여겨볼 건 표면이다. 똑같은 모양·색깔이 아니면서도 반복패턴을 이룬 이것은 열쇠구멍. 요즘은 거의 쓰지 않는, 둥그런 얼굴과 짧은 목을 가진 고전적인 생김새다.
미국 메인주서 활동하는 미술가 허정(57)은 음과 양에 관심이 많다. 열쇠구멍이 음양을 상징하는 데 ‘딱’이라고 봤다. 미지의 세계를 열거나 ‘이쪽에서 저쪽 보기’에도 이만한 개념이 없단다. 세상의 모든 사물을 정신적으로 연결하는 통로라는 의미를 제대로 살렸다.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아트파크서 여는 개인전 ‘레이어스 & 레이어스’(Layers & Layers)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22×86㎝. 작가 소장. 아트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