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정용진 야심작 '자주' 가보니…"실용적이긴 한데"
by김미경 기자
2014.07.11 07:08:47
필수품 카테고리별 모아둔 ''아트박스''
日무지·스웨덴 이케아 등과 차별성 없어
H&M홈·자라홈도 생활용품 잇단 진출
MUST 방문장소 되기까지 과제 남아
[이데일리 김미경 고재우 기자] “혼자 사는 사람에겐 딱이다” vs “저렴하고 무난한데 꼭 여기서 구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선보인 생활용품전문 브랜드 자주(JAJU)의 첫 독립 매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1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 있어 실용적인 반면, 전체 품목이 이마트에서 파는 물품들과 60~70%가량 중복돼 새롭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 지난달 25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생활용품전문 브랜드 ‘자주’의 첫 독립 매장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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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자주 매장 안은 평일 대낮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자주는 2000년 이마트(139480)에서 시작한 PB(자체 브랜드) ‘자연주의’를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에서 인수해 2년 간 공들여 재단장한 생활용품 브랜드다. 지난달 25일 이곳에 첫 대형 독립 매장을 열었다.
지하 1층~지상 3층(4~5층은 사무실)의 약 560㎡ 규모로 ‘특별’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일상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주방식기·1인용 가구들과 인테리어 소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캠핑 인구 증가 추세를 감안해 한쪽에는 캠핑용 식기 및 도구와 여행용품이 비치됐다.
2층엔 패션·키즈용품, 3층은 침구와 보디·아로마 제품을 구분해 판매하고 있었다. ‘집안에서도 편하게 입는 옷’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자극적인 색감은 피했다. 티·원피스·셔츠 등으로 흰색, 하늘색 무채색 계열의 옷들이 주를 이뤄 ‘무지’ 이미지와 겹쳤다.
| 2층에 들어서면 100% 면으로 만든 친환경 의류가 옷걸이에 걸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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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층별 한 켠에 비누 등 욕실용품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세안대를 둬 손님들의 호응이 높았다. 외국인을 겨냥해서는 솟대와 호랑이, 백일홍 등을 디자인 소재로 삼아 만든 품목들도 보였다.
이마트에서 광고를 보고 매장을 들렀다는 노다혜(29·서초)씨는 “마트에 비해 층마다 물품별로 구분이 잘 돼 있다”며 “1인 가구가 필요한 것을 쇼핑하기에 편할 거 같다”고 귀띔했다.
부인과 함께 방문한 이상준(40·분당)씨도 “전체적으로 친숙하고 편안한 ‘아트박스’ 같은 느낌”이라면서 “1000원짜리 컵, 속옷도 1만9000원, 요즘 유행하는 향초들도 1만~3만선으로 저렴하고 실용적이라 마음에 든다”고 흐뭇해 했다.
대부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것도 자주의 강점이다. 면 100% 의류, 목재를 갈아 만든 접시 등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들로 주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체 생산하진 않지만 필요성 높은 사입 제품을 입점시켜 소비자의 편의성도 높였다. 뷰티 브랜드 닥터브로너스, 키즈용품 숲소리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일본 무인양품(무지)과 스웨덴 이케아와의 특이점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특히 스웨덴 SPA(제조·유통 일괄의류) 브랜드 H&M과 스페인 자
| 이상준(40·분당)씨가 구입한 물품들. 이씨는 “물품들이 실용적이고 저렴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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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역시 올 하반기 각각 잠실 롯데타워몰과 삼성 파르나스몰에 생활용품 매장을 선보일 예정인 만큼 자주의 차별성을 찾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용지우(33·강남)씨는 “깔끔해서 좋기는 한데 마트에서 보던 물건들이 많아서 새롭다고 느끼지는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주부 정지현(34·용산)씨도 “전체적인 콘셉트가 ‘무지’랑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자주는 손님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웅열 자주 영업팀장은 “평일 기준 3000명, 주말 4500~500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고, 이마트 상위 10개 점포보다 2배가량 평균 매출이 많다”며 “물품 단가를 고려할 때 초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경쟁사와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한국인에 맞는 제품을 중점 개발해 경쟁력을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그동안 라이프 사업을 그룹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아 왔던 만큼 자주의 국내외 사업을 본격화해 2020년까지 5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입점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