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성곤 기자
2013.07.30 07:00: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한국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견기업 육성 문제가 시급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허리가 아프면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잇는 탄탄한 허리 역할의 중견기업 없이는 한국경제의 재도약이 쉽지 않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고용없는 성장이 대세가 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 또 수출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기업들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며 사회경제적 양극화도 심각하다. 현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것만으로는 2% 부족하다.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의 사다리를 복원하지 않고서는 한국경제의 선진국 도약은 요원하다.
한국 경제 구조는 중견기업이 매우 빈약한 호리병형 구조다. 통계를 살펴봐도 국내 중견기업의 위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우리나라 중견기업 숫자는 1422개로 전체 사업체의 0.04% 수준에 불과하다. 중견기업 비중이 12%에 이르면 독일처럼 탄탄한 피라미드형 구조가 절실하다.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은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회피하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에 시달려왔다. 중소기업으로 누리던 지원이 사라지고 대기업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기업 졸업 이후 금융·세제 등의 혜택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심각한 경영상 위기를 맞은 경우도 국내 중견기업도 한둘이 아니다.
최근 중견기업 업무를 총괄하는 중소기업청이 중견기업법 제정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반가운 소식이다.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중견기업법이 통과된다면 한국경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위한 밑그림을 마련하는 것. 특히 희망의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중소기업이 더 이상 중견기업으로의 도약을 피할 이유도 없다.
삼성, 현대, LG 등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한국의 기업들도 이제 적지 않다. 그러나 부족하다. 한국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나와야 한다. 국내 중견기업들이 미래의 삼성·현대·LG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