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반등..`유로존 공포` 완화(종합)

by이정훈 기자
2011.11.11 06:20:18

3대지수 1%미만씩 상승..경제지표도 호조
佛등급강등 소동에 `흔들`..애플 부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전날 급락했던 뉴욕증시가 하루만인 10일(현지시간) 반등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급등세에서 벗어난데다 그리스 신임 총리 내정 등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든 덕이었다. 미국 경제지표도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스페인과 프랑스 등의 불안은 상승세를 억제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13.07포인트, 0.96% 오른 1만1894.01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10.59포인트, 0.86% 상승한 1239.69를, 나스닥지수는 3.50포인트, 0.13% 높은 2625.15를 각각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국채시장 진정이 반등의 원동력이 됐다. 전날 위험수위까지 올랐던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직매입과 50억유로 어치의 1년만기 국채 입찰 성공으로 6%대로 내려온 것이 불안심리를 안정시켰다.

다만 스페인 국채금리가 독일 국채에 비해 크게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연합(EU) 긴축이행 목표 미달 가능성을 언급하며 추가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장중에는 S&P사가 실수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설을 퍼뜨리면서 주가가 출렁거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들도 호조를 보였다.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대비 1만건이나 줄어 7개월만에 가장 낮았고, 10월중 수입물가도 전월대비 0.6% 하락, 0.3% 상승을 점쳤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향후 인플레 압력 둔화를 기대케 했다.

이같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시가총액 1위를 다투고 있는 애플 주가는 홀로 2.54% 추락했다. 새로 출시한 `아이폰4S` 감산 루머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린 마운틴 역시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의심을 가지면서 무려 39%나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스코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으며 5.68% 상승했고 콜스 역시 백화점 연간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1.97% 올랐다.

어드밴스오토파츠는 예상보다 좋은 자동차 부품판매로 실적 호조를 보이며 4.73% 올랐고 디즈니와 노드스톰, 엔비디아는 장 마감 이후 나올 실적 기대에 각각 1~2%씩 올랐다. 머크는 11%의 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3.49% 상승했다.

◇ S&P `佛등급강등` 오류메시지 소동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발송한 뒤 사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이날 S&P사는 "기술적 오류로 인해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일부 시장에 뿌려졌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곧바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대로 `A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이같은 메시지가 퍼지면서 한바탕 혼란이 있었다. 실제 이날 유럽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프랑스 국채금리는 오전중 한때 전일대비 24bp(0.24%포인트) 급등한 3.44%를 기록하면서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를 168bp로, 하루만에 21bp 더 확대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었다.

이에 대해 프랑수아 바로앵 프랑스 재무장관은 당장 프랑스 자국 및 EU 규제당국에 S&P사의 오류에 대한 원인과 그에 따른 가능한 결과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고, 금융시장청(AMF)은 "현재 S&P사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 버냉키 "실업률 고통스러울만큼 높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현재 9.0%인 미국의 실업률이 고통스러울 만큼 높고 완전고용 수준에 크게 못미치는 만큼 향후 정책초점을 고용에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텍사스 포트블리스기지에서 열린 군 장병과 가족들을 상대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물가 상승률도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연준 목표인 2%에 근접할 것"이라며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낮췄다.



그러나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으로 보는 5~6% 수준에 비해 한참이나 높은 수준"이라며 "이것이 바로 연준이 경기 회복과 고용 창출에 정책 초점을 맞추는 이유이며 앞으로도 물가 안정 하에서 높은 성장률을 회복하고 고용을 창출하는데 일부분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로존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유로존에서의 금융 스트레스가 증대되면서 유로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신용 경색을 야기하고 단기자금 조달 위축을 가져올 것이며 미국도 이런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정상들이 재정위기를 멈추기 위해 필요한 어떤 조치든 취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美 실업수당청구, .7개월래 최저

미국 고용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주일 연속으로 예상외 호조를 보이며 최근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대비 1만건 줄어든 39만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40만건을 크게 밑돈 수치다.

특히 이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계속 실업수당을 받는 건수도 9만2000건이나 줄어 362만건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368만건을 역시 밑돌았다.

이같은 실업수당 청구 개선세는 최근 경제지표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미국기업들도 해고를 줄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도 서서히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 그리스 새 총리 파파데모스..11일 연정 출범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 겸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가 그리스 차기 총리로 지명됐다. 수일을 끌었던 후임 총리 선정이 마무리되면서 그리스를 둘러싸고 있던 불확실성도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이날 그리스 대통령실은 "이날 각당 대표들이 모여서 논의한 결과 파파데모스에게 차기 정부 구성 권한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기 정부는 현지시간 11일 오후 2시에 출범할 예정이다.

파파데모스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그리스 경제는 거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선택은 그리스 국민들에게 아주 결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총리직에 오를 파파데모스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당장 2차 구제금융안 승인과 긴축이행 서명 제출 등을 통한 6차 구제금융 80억유로 지원 집행이 기다리고 있다. 민간채권단의 50% 추가 손실상각에 대한 합의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 EU "스페인 긴축목표 미달..추가조치 필요"

스페인이 올해는 물론 향후 2년간 유로존과 약속한 긴축목표에 이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스페인에 추가 긴축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스페인이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 긴축목표를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긴축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내년과 2013년까지도 목표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원회의 추정대로라면 추가 긴축조치가 없을 경우 내년 GDP대비 재정적자는 목표치인 4.4%보다 뤌씬 높은 5.9%를 기록하고 2013년에도 3% 목표보다 높은 5.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측은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면서 이같은 목표치 미달이 예상된다"며 "올해와 향후 2년간 목표 이행을 위해서는 추가 조치가 반드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도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올해 정부가 목표로 했던 1.3%의 GDP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