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1.10.06 06:51:18
그리스 디폴트 전제..자본확충 사전단계
프랑스 반대입장이 `변수`될듯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유럽연합(EU)이 그리스의 디폴트를 전제로 유로존 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이 검토중인 자본확충 방안의 준비단계로 해석된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로존 고위관료를 인용, 유럽 은행감독당국이 유로존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스트레스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고위 관료에 따르면 유럽은행감독청(EBA)이 나서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했을 때 유로존 은행들이 얼마나 많은 자본이 추가로 필요한지를 국가별로 분석할 계획이다.
다만 이는 그리스 디폴트를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유로존 차원에서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위해 이같은 상황을 가정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EBA는 아울러 강제적으로 은행 자본을 확충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제에 대해서도 유럽 당국자들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로존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하는 일이 필요하다면 그런 행보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안토니오 보르헤스 IMF 유럽담당 국장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은행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 확충규모는 1000억~2000억유로 정도"라며 "이는 유럽 자본시장이나 확충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라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프랑스가 강한 반대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변수가 될 전망이다. 프랑스 은행들이 유로존 부실국가의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른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이나 유동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