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민 기자
2010.11.19 07:23:58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11·11옵션 쇼크가 남긴 상처는 컸다. 2000선을 넘보던 코스피 지수는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예전의 기세를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외국인의 투자라는 것이 넘치는 유동성을 따라 국내 시장에 흘러들었을 뿐 그동안 자랑해 온 우리 기업과 경제의 펀더멘탈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돈의 흐름이 바뀌면 언제든 제2, 제3의 11·11 쇼크와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증시는 상승추세가 변화했다기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옵션쇼크를 계기로 분출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는게 옳을 듯하다.
옵션쇼크로 입은 상흔은 깊지만 결코 근간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확신한 증시는 다시 반등을 모색중이다. 전일 증시는 코스피가 30포인트 이상 급등했고 코스닥도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문제는 지수가 다시 한번 2000시대에 재진입하기 위해서선 `외국인의 귀환`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주변여건 자체는 나쁘지 않다.
우선 풀려나오는 유동성의 힘이 여전히 막강하다.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아시아지역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과도한 핫머니 유입이 경제의 체력을 흔들수 있다는 우려에 수도꼭지를 조금씩 잠궈나갈 궁리를 하고 있다. 일단 채권시장이 타겟이다. 채권투자 비과세가 폐지되면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증시에 풍선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2분기를 정점을 하향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기업의 튼튼한 펀더멘탈은 든든한 보루다. 먹을 게 많이 남아 있는 한 외국인들이 쉽게 손털고 국내증시를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해외발 악재가 지속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아들이기로 입장을 정하면서 한풀 꺽이기는 했지만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는 꺼지지 않는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다.
중국의 긴축 가능성도 물먹은 화선지 마냥 아슬아슬한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악재다. 아울러 미 정부의 양적완화정책이 과연 기대한 만큼 효과를 보일 것인가하는 의구심도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간밤 뉴욕 증시는 GM의 성공적인 증시 복귀와 아일랜드 재정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장을 이끌면서 큰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어깨를 두드리는 소식이다.
G20정상회의 이후 정부는 국내 성장동력에 초점을 둔 내수활성화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내수시장을 키워 수입국 경기에 따라 경제가 흔들리는 폐단을 줄여나가겠다는 것. 내수주에 한번쯤 관심을 돌려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