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전망)환율, 추가상승하나..조정여부 주목

by하정민 기자
2001.12.23 12:20:39

[edaily] 달러/원 환율이 이틀동안 폭발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며 단숨에 1310원대까지 올라섰다. 127엔을 상향돌파한 달러/엔이 129엔마저 뚫자 엔 약세에 둔감한 반응을 보이던 원화환율이 무서운 추종세를 나타낸 것. 11월26일 1262.10원으로 마감했던 환율이 한달여만에 50원씩 상승했다는 사실은 외환시장 참가자들을 깜짝 놀래켰다. 환율방향은 이미 상승쪽으로 굳어졌지만 원과 엔 모두 추가약세 지점이 어디일지 단언할 수 없다는 점이 시장참가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외환시장 뿐 아니라 전 금융시장 종사자들이 향후 환율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외환시장 동향 지난주 환율은 1287원에 일주일의 거래를 시작, 1308.90원으로 마쳤다. 주중 저점은 17일의 1286원, 고점은 21일의 1314.20원이었다. 환율종가는 17일 1293.50원에서 18일 1291.50원(↓), 19일 1292.20원(↑), 20일 1300.20원(↑), 21일 1308.90원(↑)으로 18일을 제외하곤 주중내내 상승세를 나타냈다. 20일과 21일의 환율급등폭만 해도 16원이나 된다. 21일 종가는 10월8일 1311.80원 이후 두 달여 최고치다. ◇달러/엔, 이번주 안에 130엔 볼까 14일 전고점인 126.8엔을 뚫은 후 달러/엔 환율은 불과 1주일만에 129엔을 상향돌파했다. 130엔을 가더라도 128엔 부근에서 어느 정도 조정받지 않겠느냐는 당초 전망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것. 21일 아시아시장에서 129엔을 가뿐히 넘은 달러/엔은 한때 129.60엔대까지 치솟았다. 미조구치 젠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엔화 가치는 현재도 적정수준을 반영하지 않고있다"며 엔 추가약세를 유도하는 발언을 했다.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은 한 술 더떠 "내년 여름에 달러/엔 환율이 150~160엔까지 갈 수도 있다"고 엔 약세추세에 불을 질렀다. 오직 하야미 일본은행 총재만이 "엔화 가치하락이 다소 급격한 수준"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미조구치나 사카키바라의 발언은 일본 정부가 바라는 달러/엔 수준이 130엔 이상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달러/엔이 조만간 이 레벨을 뚫을 것이란 의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부, 이번엔 절하폭 속도조절에 나서나 19일 한때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5원대를 기록하며 29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지난주 진 총리는 이틀 연속 엔/원 환율의 지나친 하락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정부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엔/원 환율 10원대 지키기에 나섰다는 의견이 많다. 원화환율 급등으로 엔/원 환율은 현재 100엔당 1011원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수출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 엔/원 10원 방어에 나선 정부로선 부담을 던 셈. 그러나 원화 절하폭이 엔화의 그것을 능가하면서 이제는 정부가 지나친 환율급등을 제어할 지 모른다는 견해도 나오고있다. 실제 21일 한국은행 이상헌 국제국장은 "달러/엔이 일시적으로는 130엔을 넘을지 몰라도 이 수준을 오래 유지하진 않을 것"이며 "외환수급은 안정적이기 때문에 시장 스스로 환율을 조정해가는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에게 달러/엔은 물론 달러/원 환율의 급격한 상승세도 부담스럽다는 인식을 줄만한 발언이다. ◇1315~1320원 돌파여부 관심 시장참가자들은 1315~1320원을 매우 중요한 레벨로 인식하고 있다. 7월초와 10월초 환율급등 시기때 두 번이나 1315원을 넘지못하고 환율상승세가 꺾인 점을 상기하는 것. 1315원 상향돌파를 몇 번이나 시도했으나 이를 넘지못하고 환율이 뚜렷한 반락곡선을 그렸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참가자들이 많다. 한 시장관계자는 "달러/엔의 절대레벨이 훨씬 높고 역외세력도 그때보다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있다"며 "증시 및 외국인 주식매매 동향도 환율상승을 이끄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시적 조정가능성은 있지만 달러/엔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1320원은 몰라도 1315원은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21일 환율종가가 1310원 밑에서 형성된 점을 들어 환율 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란 의견도 많다. 정부가 연말 종가관리를 위해서라도 1320원 이상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달러/엔이 당장 130엔대 안착하기는 어렵겠다는 견해를 가진 쪽이다. ◇환율전망..추가상승 VS 조정 시장참가자들의 최대관심은 과연 이번주에 조정장세가 나타나느냐 여부다. 환율 상승속도가 과하지않느냐는 인식이 지배적인 만큼 일시적인 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과 달러/엔이 한 번 추세를 타면 무섭게 가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추가상승을 예상하는 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대부분 시장참가자들이 급격한 환율상승에 부담을 느끼고있지만 달러/엔 고점에 대한 확신이 이뤄지지않아 섣부른 입장표명을 꺼리는 분위기다. 연말 거래량감소로 시장마저 얇아져 외환시장 변동성이 극도로 커졌다는 점도 불안요인. "1310원대 이상의 추격매수가 부담스럽지만 달러/엔이 추가상승할 경우 매수에 나서지않을 수 없을 것" 이란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