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으로 소강국면 접어든 증시…3월 전략은
by이용성 기자
2024.02.29 05:00:00
''밸류업''으로 외국인 관심 환기
저PBR 소외·이익성장성 업종 주목
반도체·헬스케어 등 관심 집중
주주환원株…3월 주총 시즌도 관건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올 들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모습을 드러낸 후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들 위주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이 나타났지만, 빠르게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도 쏟아지며 소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어서다.
특히 증시 상승을 이끌만한 경제·정책 이슈가 없는 상황으로 증권가에서는 기업 가치를 높일 여력이 있는 업종을 선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7.24포인트(1.04%) 오른 2652.29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지난 26일 이후 2650선 부근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최근 급등한 은행·보험·금융 등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 컸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기대감에 2월 한 달간 외국인의 순매수가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에 외국인의 투심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2월1~28일) 외국인은 국내 코스피에서 7조6603억원을 순매수했다. 2014년부터 10년간 2월 외국인 순매수 월평균 규모가 2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외국인의 관심을 환기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정책 모멘텀에 이은 개별 기업의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기대감으로 오를 수 있는 상승분을 초과 달성했다”며 “2차 외국인 수급 유도를 위해 개별 기업의 체질 개선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의 체질 개선이 강조됨에 따라 그간 저 PBR 종목 중 주주 환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이나, PBR이 상대적으로 높아 저 PBR 장세 속 소외됐더라도 이익 성장성을 지닌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헬스케어 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시장이 여전히 AI의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조명받고 있다. 글로벌 AI를 선도하는 기업인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 콜에서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티핑 포인트(시장의 반응이 한순간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에 도달했다”며 “수요가 전 세계 기업과 산업, 국가에 걸쳐 급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000660), 한미반도체(042700) 등이 반도체 업종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수출 회복 신호도 강해지면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5거래일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5078억원을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는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외국인은 한미반도체도 256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는 등 반도체를 주식을 모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헬스케어에 대한 성장성도 주목된다. 증권·금융·보험·자동차 등 저 PBR 업종이 오를 때 헬스케어도 조용히 강세를 나타냈다. KRX300 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9.5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현대차증권은 “헬스케어 업종은 현재 역사적 평균 PBR인 5배 수준 대비 저렴하다”며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된다”고 전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ROE가 개선되는 기업 중에서도 총자산회전율이 상승하는 기업을 봐야 한다”며 반도체와 헬스케어 등 업종을 짚었다.
3월 주주총회 시즌을 노린 전략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올해 주주총회 시즌 내 주주 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 주주총회 시즌 내 주주 환원 검토 횟수는 지난해 3월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민간 변화도 기대되는 가운데 주주 환원 수익률 상위 종목군 중심의 대응 전략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