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금리…'변동성 피난처' 채권형 ETF 주목할 때"[인터뷰]
by이은정 기자
2023.10.19 05:20:00
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매니저
금리 변동성↑…경제지표·미국채 발행·중동 불안
장·단기 자금 따라 접근…장기채 단기 변동 대안
듀레이션 긴 스트립형, 장기적 최고 수익률 기대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금리 방향은 당분간 경제지표·미국채 발행 증가·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상됩니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는 보유 자금의 장·단기 투자 성격에 따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퇴직연금 등 장기 운용 자금의 경우 향후 장기금리가 결국 우하향할 전망인 만큼, 단기 금리 변동성을 피하면서 단기채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초장기채 ETF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매니저가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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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매니저는 최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기대치를 상회하는 미국 경제지표가 지속 발표될 가능성 △미국채 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우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자금 성격에 따라 신중한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실제 미국채 금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에도 견고한 실물경제지표에 따라 2007년 이후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다. 10년물은 4.8%대, 30년물은 4.9%대다. 예상을 웃돈 소매판매·산업생산 지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우려를 자극한 영향이다. 정 매니저는 장기적 관점에서 현재 채권 금리는 매력적인 수준으로, 단기 변동성을 피하고 싶다면 향후 금리 인하 하락의 수혜를 고려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봤다.
정 매니저는 “단기 운용 자금은 금리 인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고, 높은 캐리(보유이익)를 기대할 수 있는 단기채 ETF 투자가 적절하다”면서 “다만 금리 불확실성이 여전한 국면에선 단기 트레이딩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현시점에선 퇴직연금 등 장기 운용 자금을 활용한 장기채 ETF 접근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채권형 ETF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듀레이션(투자 원금 회수에 걸리는 평균 기간)이 긴 초장기채 ETF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에 상장한 채권형 ETF 중 레버리지형을 제외한 가장 긴 듀레이션의 상품은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 등이 있다.
스트립이란 원금과 이자가 붙어 있는 채권을 분리하고 만기가 긴 원금에만 투자해 채권의 평균 듀레이션을 늘리는 전략이다. 기존 30년물 채권 투자 ETF의 듀레이션은 17~18년 수준인 반면 스트립 채권 30년물의 듀레이션은 27~29년 수준으로 50%가량 더 길다. 듀레이션이 긴 만큼 높은 변동성에 따라 금리 하락 시에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이어 그는 “퇴직연금에서 투자 가능한 해당 스트립채권 ETF는 금리가 하락할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단기가 아닌 장기 보유 시 단기채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현 채권금리 수준을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개인들이 유입되면서, 최근 3개월간 미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 속 두 ETF 합산 순자산이 2000억원 중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시점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 매니저는 “장기채권은 금과 함께 대표적인 자산배분 수단으로 위험자산인 주식과 낮은 상관계수 때문에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이고 최대손실폭(MDD)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며 “금리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스트립채권 ETF를 단기 관점에서 투자하면, 예상이 빗나갔을 때 다른 채권형 대비 더욱 큰 손실을 볼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자체 채권 운용 노하우를 기반으로 ETF 차별화를 강화할 전략이다. 정 매니저는 “스트립채권형은 거래 네트워크, 발행 프로세스를 비롯한 이해, 국채 분석 역량 등 적지 않은 운용 노하우가 필요한 상품 중 하나”라며 “국내에 아직 없는 채권형 상품이 해외 증시에 다양하게 상장돼 있는 만큼, 운용 역량을 활용해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