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치 폐해 누구나 안다, 문제는 용기"…혁신 외친 이준석[만났습니다]②
by박기주 기자
2022.06.22 06:00:00
"당 내 갖가지 분란, 적당히 했으면"
"능력 있는 사람 정치 참여 경로 만들어야…全 제도 손볼 것"
"安, 지금 모습 보면 정당 운영 얼마나 못하는 지 보여"
[이데일리 박기주 배진솔 기자] “대한민국 정치의 폐해는 누구나 어떤 건지 알고 있죠. 문제는 그걸 해결할 용기가 있느냐 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대승 이후 ‘혁신위원회’를 띄웠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의 사조직’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혁신에 대한 이 대표의 의지는 확고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의 ‘앙숙’으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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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난 20일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참아라’ 또는 ‘불이익을 감내해라’라는 말을 들으면서 1년 동안 계속 왔지만, 이는 굉장히 잘못된 방식”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하고 넘어가기엔 (당 내의) 이전투구 양상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를 비롯해 선거 이후 불거지는 당내 갈등에 대해 “당 내에서 갖가지 분란을 일으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결국 정치적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것 같은데,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고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들에게 일침한 뒤 자신이 그리고 있는 혁신의 밑그림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혁신의 방향은 명확했다. ‘능력 있고 정치에 관심 있는 인물들이 정치에 입문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 그의 청사진이다. 이 대표는 “내가 만약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그래머 일을 하다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어떻게 정치에 참여할지 모르겠다”며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경로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모든 제도를 손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의 공천 시스템 개편 계획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향해 “요즘은 내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해도 반대하는 분들이 있다”며 웃은 이 대표는 “공천의 시스템화는 외부 개입 차단이 전제되기 때문에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내용이다. 잘 모르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그리고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 소속으로 원내에 입성한 안철수 의원과의 ‘불편한 동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특히 최근 갈등의 중심인 ‘최고위원 추천 명단’과 관련해 “상대가 애초에 모순된 이야기를 할 때, 그걸 받아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타협이 항상 0과 1 사이 0.5를 찾는 과정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특히 안 의원이 앞으로 당권 도전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 “그 분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당 운영을 얼마나 못하는지를 볼 수 있다. 그분이 갔던 정당들은 전부 리더십의 위기를 겪었다”며 “급기야 누구랑 상의했는지 전혀 모르는 최고위 명단을 들고 왔다. 자기 사당(私黨) 같은 곳에선 그래도 되겠지만 공당에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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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어느 정도로 나를 흔들려고 하는지 많이 보셨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모든 게 다 ‘허수아비 때리기’였다. 당 대표 처음 됐을 때 유승민 의원을 도와줄 것이기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뭘 도왔는지 되묻고 싶고, 다음엔 대선·지서 말아먹는다고 했는데 둘 다 이겼다. 그런 말을 했던 사람들이 어떤 평가를 할지 궁금하다. 지금도 전시엔 잘 했지만 평시엔 못 할 것이라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때리고 있는데, 내가 정책을 못할 이유가 있나. 어쩌면 더 잘할 수도 있다. 그냥 다 예측해서 때릴 뿐이다.
△세대 교체라는 개념보다 정치인을 선발하는 기준 혹은 정치 활동을 할 공간을 만드는 기준이 합리적이면 젊은 세대가 경쟁에서 뒤처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걸 위해 노력을 했었던 것이고, 당 대변인도 토론이라는 장을 만들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 사람들에게 익숙한 정치를 이어나가려고 하는 거다. 과거 보수정당 당 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은 특정 일간지 사설 논조와 비슷했던 적이 있었고, 이런 것들에 매몰되다 망한 거다. 지금은 보수정당이 제시하는 담론이 더 넓어졌다. 젊은 세대의 관심이 있는 젠더 담론이나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주의, 장애인 이동권 문제 등 보수가 재미있는 아젠다를 다루고 있다.
△나이 든 사람이 정치에 참여하고 싶어도 똑같은 얘기다. 지금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가 없다. 당원이 80만명까지 늘어났는데, 당원의 소통 구조도 새로 고민을 해야 한다. △정치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운 것이 의도가 뭔지 이해가 안 가는 사람이다. 사람의 행동이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하고 수단과 방향이 다르더라도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런걸 모르겠어서 약간 헷갈린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들이받고 싸우고 나온 것이 정체성인 분인데, 그 분에게 ‘이준석 사조직’이라고 하면 얼마나 모욕적이고, 대중이 봤을 때 얼마나 웃기겠나.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기하다. 최재형 의원도 그냥 웃더라.
△최고위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이고, 그런 최고 의사결정기구라면 심도 있게 살펴봐야 한다. 합당 과정에서 안철수 당시 대표는 국민의당 출신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추천 인원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려달라고 했고, 이에 대해 알겠다고 배려를 한 것이다. 만약 국민의당 출신 의원이었다면 바로 통과시켰을 텐데, 당 내 어느 현역 의원도 알지 못했던 그런 추천(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이뤄진 거다.
최고위원 2명 자리를 준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열린우리당 합당 당시 있었나. 없었다. 자유선진당도, 친박연대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 숫자를 합의할 땐 이유가 있는 건데, 정치적으로 굉장히 황당한 상황이다.
△이준석은 국민의당 사람 2명 해달라고 하고 있고, 안 의원은 국민의당 하나와 국민의힘 사람을 하나 하겠다는 거다. 국민의당 출신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하겠나. 안 의원은 협상할 때 그렇게 국민의당 사람들을 위한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국민의힘 사람을 꼭 넣어야겠다고 한다.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거다. ‘맥락이 없는 것’ 그것이 안철수 정치의 본질이다.
△첫 번째 목표는 상계동(국회의원)이다. 대권은 그 시점에 내가 준비가 되면 할 수 있겠지만 아니면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계속해서 외치(外治)를 이야기하는 것은 국내에서 아웅다웅하고 정치하는 것은 이골이 날 만큼 배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